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동유럽 미사일방어(MD) 계획을 철회한 것이 안보나 외교적 이유 이외에 돈 문제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폴란드와 체코에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려던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계획을 폐기하고 새로운 방어 체계를 구축하기로 한 것에는 돈 문제도 작용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강력히 반대해온 체코ㆍ폴란드의 지상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을 철회하는 대신 미사일 요격기능을 갖춘 이지스함을 유럽 인근 해상에 배치하고 지상 방어 체계는 다른 지역을 검토하는 쪽으로 선회할 예정이다.
이런 계획 변경 원인과 관련해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군사 전문가에게 "지상 요격 미사일은 (이란의) 1,000만~1,500만달러 짜리 미사일을 요격하는데 일반적으로 미사일 한 대 당 7,000만달러가 들어간다"며 이는 경제적으로는 물론 군사전략적 입장에서도 좋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WSJ는 정부 관계자의 이런 설명이 담긴 녹음을 자신들이 청취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동유럽 MD 계획 철회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이날 "오바마 행정부가 러시아로부터 공개적인 보장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MD 철회 후 러시아가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란에 대한 압력을 증대할 것으로 여기는 도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러시아가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반대 수위를 높이지 않는다면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의 MD 계획에 대한 불평에 굴복한 채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