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이 사랑하는 빈 필하모닉과 함께 공연하는 것은 성악가로서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죠. 오랜 친구인 마에스트로 주빈 메타의 지휘로 서울에서 공연하게 돼 평생 잊을 수 없는 공연이 될 것 같아요."
소프라노 조수미(47)가 4일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10층 컨벤션홀에서 열린'현대카드 슈퍼 콘서트 V'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전날 일본에서 콘서트를 마치고 귀국한 조수미는 이에 덧붙여 '살인적인' 스케줄 때문에 오는 9월29일 열리는 슈퍼 콘서트의 기자회견을 3개월이나 앞당겨 열게 됐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는 "서울에서 9월29일 공연을 하는데 3일 전인 26일에 파리에서 공연 있고 곧바로 10월3일 뉴욕에서도 콘서트가 잡혀 있다"며 "그러나 주빈 메타가 '조수미와 함께 한국 팬들 앞에서 공연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와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빈 메타를 음악적인 존경심 못지않게 인간적인 측면에서도 무척 존경하고 있다"며 "클래식만 고집하지 않고 모든 사람이 같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의기 투합하는 지휘자"라고 말했다.
그는"내가 개인적으로 공연 경험도 많고 무대 체질이지만 빈 필과 함께 할 때면 다리가 후들거릴 만큼 대단한 오케스트라라고 생각한다"며 "빈에 가지 않고 서울에서 편안하게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행운"이라고 말했다.
그는"저의 기교와 소프라노의 역량을 최대한 보여줄 수 있는 곡들로 주빈 메타가 직접 선정 했다"며 "자모코 푸치니의 '아베마리아'와 월드컵 송 '챔피언' 등을 앙코르 곡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바쁜 일정에 따른 어려움도 호소했다.
그는 "언제나 타이트한 일정에 따라 공연을 하고 바쁜 스케줄에 쫓기다 보면 무척 힘들다"며 "며칠 전 대서양에 추락한 에어프랑스는 내가 두 달 전에 탔던 바로 그 비행기인데 너무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그녀는"그렇게 힘들면 노래를 쉬는 게 어떻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하지만 쉬고 싶지는 않다"고 짧게 답했다. 조수미는 "이 세상을 떠나면 그때 쉴 수 있을 것 같다"며 "내가 다행히 베풀 수 있는 위치에 있어 아직은 더 베풀면서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