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3월13일] 수전 앤터니

미국 달러화 도안에 여성이 있을까. 있다. 잘 통용되지 않을 뿐이다. 주인공은 수전 앤터니(Susan Anthonyㆍ1820년~1906.3.13). 일생을 여권 신장과 인종차별 폐지에 헌신한 인물이다. 그가 들어간 돈은 1달러짜리 동전. 앤터니 달러라고도 부른다. 1979년 처음 선보인 후 누계 10억달러어치가 공급됐지만 유통이 미미해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도 적지않다. 달러뿐 아니라 법률에도 그의 이름이 내려져온다. 여성의 참정권을 인정한 1920년 헌법 19조 수정안의 통칭이 ‘수전 앤터니’법이다. ‘라이프’지가 1999년 선정한 ‘지난 1000년간 100대 인물’에도 들어 있다. 퀘이커교 집안에서 태어난 그가 차별을 실감한 것은 학교. 여교사 연봉 110달러는 남성에 비해 3분의1 수준에도 못 미쳤다. 30세에 교직을 버린 이후 해마다 75~100회의 전국 순회 강연회를 가지며 아동 보호와 절약ㆍ금주, 여성 지위 향상, 흑인ㆍ인디언 인권 보호 운동을 벌였다. 앤터니가 특히 강조한 것은 여성의 자기계발과 절제. 강연마다 결혼이나 육아보다 인간으로서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절약하고 공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의 여성 입학 허용에도 앞장섰다. 그의 지향점은 딱 한마디로 설명된다. 커리어 우먼. 오늘날 미국 여성들이 행정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4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가장 높다. 평생을 독신으로 지냈지만 수전의 수많은 정신적 분신들이 각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앤터니는 지칠 줄 모르고 끝까지 열정을 다한 삶으로도 유명하다. 사망하기 한달 전 열린 86회 생일 축하연에서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실패란 있을 수 없다(Failure is imposs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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