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흥은행 파업] 19일~21일 최대 고비

조흥은행 매각을 둘러싼 정부와 노조간 갈등이 마치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 처럼 정면으로 마주 달리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조흥은행 노조는 현재 정부가 일괄매각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무기한 총파업을 이어가겠다고 경고하고 있는 반면 정부는 엄정 대처속에 당장 19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열어 매각을 강행하기로 하는 등 한치의 양보도 없는 `기(氣)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사태는 정부의 매각강행과 노조의 실력행사 속에 `공권력 투입`과 `전산망 다운`이라는 극한 상황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는 결국 공적자금의 재원인 세금을 낸 국민들과 거래 고객들이라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최악의 상황만은 피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노조, 왜 조기 파업나섰나=조흥은행 노조는 당초 오는 25일을 총파업일로 잡았으나 이번 주들어 정부와 신한금융지주회사간 매각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총파업` 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서둘러 꺼냈다. 노조측은 특히 지난 17일 오후까지만 해도 은행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협상을 벌였고 이어 정부와의 협상을 이끌어 내기 위해 서울과 경인지역을 중심으로 노조원들을 본점으로 집결시켰다. 그러나 예상외(?)로 대부분의 직원이 참여한데다 정부측이 강경대응 일변도로 나오면서 파업열기가 달아오르자 전격적으로 조기 총파업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조흥은행, 파행영업…고객피해가중= 이날 노조 파업으로 조흥은행은 당장 서울지역 대형점포인 남대문지점을 비롯해 23개 점포가 아침부터 문을 열지 못한데 이어 오후에는 영업이 전면 중단되는 곳이 50여 개로 늘어났다. 은행측이 정상영업에 나섰다고 주장한 나머지 448개의 점포의 경우도 대부분 지점장을 비롯한 간부 직원과 일부 계약직원 등 최소한의 인력을 동원해 입출금을 비롯한 단순업무만 처리하는 파행영업이 이어졌다. 은행측은 이날 지점장들을 동원해 직원들의 복귀를 설득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이탈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전산망 다운`땐 금융대란 우려=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은 이날 파업에 돌입하면서 “전산시스템의 마스터 키를 당장 내리는 방법도 있으나 전산인력의 근무지 이탈을 통해 자연스럽게 전산망이 중단되는 수순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전산인력의 체력저하로 차질이 불가피 해 질 전망이다. 만일 전산망 가동에 문제가 생기면 조흥은행과의 모든 거래가 불가능해 지는 것은 물론 조흥은행을 매개로 한 지급결제나 자금이체 등의 업무도 대부분 중단된다. ◇타협의 여지는 없나=조흥은행 노조의 파업과 이로 인한 은행의 파행영업은 정부의 공자위 개최와 공권력투입 등이 점쳐지는 19일~21일 사이가 최대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매각철회`와 `매각강행`이라는 양측이 입장이 정면 충돌하고 있는 만큼 절충점을 이끌어 내기가 힘든 상황이다. 노조측은 그러나 조기 총파업을 강행하면서도 정부측과 물밑채널은 계속 가동하고 있어 막판 대타협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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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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