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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2월 10일] 유럽, 재정위기 방화벽부터 쌓아야

SetSectionName(); [특파원 칼럼/2월 10일] 유럽, 재정위기 방화벽부터 쌓아야 권구찬 (뉴욕특파원) chans@sed.co.kr

지난주 말 캐나다 극지도시 이칼루이트에서 열린 선진7개국(G7) 재무장관회담에서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나란히 앉아 활짝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 장면은 이번 G7회담에서 미국과 유럽의 뒤바뀐 처지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유럽 발 충격이 확산되는 가운데 열린 G7회담에서 유럽 재정위기 문제가 긴급 현안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무대에서 늘 수세에 몰렸다. 두 사람은 위기의 진원지라는 원죄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유럽은 달러 약세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불만을 표시해왔다. 그러나 캐나다 G7회담에서만큼은 입장이 달라졌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이 "그리스 문제로 유로화 안정성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해야 할 정도였다. 유럽 재정위기와 관련한 재무장관들의 발언을 유추해보면 미국ㆍ유럽 사이에 상당한 신경전이 오간 것으로 짐작된다. 미국은 유럽 재정 취약성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며 해법 마련을 종용했을 터. 이에 유럽은 미국은 간섭 말라는 식의 불만 섞인 반응을 보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폐막 기자회견에서 "유로존은 외부개입을 반대한다"며 "이는 우리가 캘리포니아 주정부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 것은 유로존의 기류를 잘 보여준다. 유럽은 "그리스 문제는 유럽 스스로 해결할 것"이라면서도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은 그리스가 국민총생산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3%로 축소하기로 한 유럽연합(EU)과의 합의를 잘 이행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지원 의사를 밝힌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도 거부했다. 그리스의 부채감축 계획은 현실성이 있다기보다는 목표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당장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글로벌 시장도 추가적 악재가 드러나지 않으면 유럽 발 충격은 한동안 가라앉을 수도 있다. 유럽이 지금까지 보여준 대응방식은 펀더멘털 타령이나 하면서 위기를 방관한 부시 미 행정부 말기의 행태와 비슷해 위태롭게 느껴진다. 글로벌 금융 위기 때 시장의 신뢰를 상실한 월가가 종국에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분명했다. 지금 상황은 부채를 계획대로 줄이겠다는 약속 이행의 차원을 넘어섰다. 재정 위기의 안전판 마련이 절실하다. 11일 유럽정상회의에서 방화벽을 쌓지 못한다면 유럽은 자존심을 챙기는 것보다 외부에 손을 벌리는 것이 더 값진 일이 될 것이다. 미국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했고 위기는 사라지는 듯하다 되살아났다. [글로벌 금융축 다시 흔들린다] 기획·연재기사 전체보기 [이런일도…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전체보기│ [실전재테크 지상상담 Q&A] 전체보기 [궁금하세요? 부동산·재개발 Q&A] 전체보기│ [알쏭달쏭 재개발투자 Q&A] 전체보기 [증시 대박? 곽중보의 기술적 분석] 전체보기│ [전문가의 조언, 생생 재테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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