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꼭 살리겠다" 직원들 일손 활기

■ 하이닉스 이천공장 르포오랜 고통감내… 라인점검등 웃음꽃 활짝 >>관련기사 1일 아침 경기도 이천 하이닉스반도체 공장. 사업장 정문 벽에 달린 '임직원 여러분 힘내세요'라는 대형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생산성이 두배 가까이 개선되는 블루칩 프로젝트를 도입, 가동을 시작한 6라인에서는 조용한 외부 분위기와는 달리 웨이퍼 가공설비가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 이날부터 전임직원의 20%가 한달 동안 무급휴직에 들어가서인지 라인에서 장비를 검사하는 직원들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 보인다. 오후 교대근무를 준비하는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채권단의 지원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채권단의 출자전환, 6,500억원 신규자금 지원 확정으로 유동성 위기에서 기사회생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됨에 따라 하이닉스 이천공장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그동안 스산한 느낌마저 주던 분위기는 말끔히 사라졌고 직원들의 표정도 생기에 가득 차 있다. 생산장비기술6팀에서 일하는 정용우 기사는 "그동안 할 수 있는 자체 구조조정에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채권단의 지원만 기다리고 있었다"며 "늦긴 했지만 채권단의 지원으로 살아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신규지원을 반겼다. 정 기사는 "그동안 조마조마했던 직원들이 이제 힘을 얻는 분위기로 바뀌고 오랜만에 주가도 크게 올라 힘이 솟는다"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유동성 위기로 이천공장 직원들이 빚더미에 올라앉는 등 직원들의 체감경기지수는 영하권이었다. 올들어 회사를 떠난 직원만도 3,000여명에 달한다. 이천공장의 한 직원은 "네차례에 걸친 유상증자에 참여해 2,000만여원의 빚을 지게 됐다"며 "회사의 사활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가 회사 살리기에 발벗고 나선 것도 이 때문. 정상영 이천공장 노조위원장은 "혼을 담보로 경영정상화에 노조가 동참할 것이라고 채권단에 약속했다"며 "회사를 살리기 위해 직원들이 뼈아픈 고통을 참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천공장 임직원들은 회생에 대해 의심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생산해낸 제품에 대한 믿음과 자부심도 강하다. 이천공장을 책임지고 있는 박상호 사장(COO)은 "현재 주력제품인 128메가 SD램이 마이크론ㆍ인피니온 등 경쟁업체에 비해 원가경쟁력에서 결코 뒤지지 않으며 내년 초 블루칩 프로젝트를 통해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이닉스는 기존 투자의 3분의1 정도로 0.15미크론 공정을 도입하는 블루칩 프로젝트를 통해 연말부터 이천공장에서 256메가 D램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 중반까지 0.14미크론 이하로 공정을 개선하는 기술을 개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이닉스는 최근 이천공장을 중심으로 한 무급 순환유직 등으로 원가를 30% 절감하고 생산성을 50%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IO(Input Output) 3050 작전'에 돌입했다. 또 1시간 조기출근, 토요일 2시간 연장근무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과 함께 기숙사의 절전ㆍ절수, 식당 비용절감 등도 전개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당초 계획보다 1조4,000억원 늘어난 2조6,000억원의 추가 자구계획을 추진할 계획이다. 반도체 경기침체로 이미 겨울을 맞은 이천공장은 하루빨리 봄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직원들의 뜨거운 마음으로 훈훈한 기운을 되찾고 있다. 이천=조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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