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국가들이 조세피난처에 대한 국제적 제재 방침을 이번주 내로 합의, 압박 수위를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 재무장관들이 23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회담을 갖고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세금 회피 수단을 계속 제공하는 국가들과 가나와 같은 신규 조세피난처들에 대해 공동의 압박을 지속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22일 전했다.
프랑스와 독일 재무장관이 제의한 이번 회담에는 비밀은행제도 등으로 유럽에서 조세협력미흡 국가로 알려진 스위스의 한스 루돌프 메르츠 재무장관도 참석하기로 예정돼 있어 회담의 상징성이 크다고 신문은 전했다.
앞서 스위스는 지난 3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조세정보 교류방안에 대한 지침을 따르겠다고 발표했었다. 또 4월에는 비밀은행을 세금회피 수단으로 이용하는 이들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는 내용의 협상을 미국과 시작했다.
이와 관련 미국과 스위스 정부는 지난 19일 양국 간에 조세정보 상호교환 협상을 체결했다고 WSJ이 보도했다. 팀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협상 체결은 탈세를 위해 해외계좌나 투자를 악용하는 시대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그러나 협상이 효력을 발휘하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 정부와 의회는 협상 체결을 압박한 만큼 승인이 확실시되지만 스위스는 의회의 승인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국민투표 사안으로까지 커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스위스는 금융부문이 국가 경제의 12%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비밀주의로 유명한 스위스 은행들은 현재 2조달러의 외국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