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방사능 누출없이 각종 사고 실제와 똑같이 모의실험 수행

[녹색성장의 화두, 원자력 발전] <3> 원전사고 원천봉쇄 하는 '아틀라스'<br>실험통해 축적된 데이터 새 원전 설계·안전성 활용<br>수출 경쟁력 강화 뒷받침<br>해외서 기술 우수성 인정 국제표준문제 연구 수행

'아틀라스'는 실제 원자력발전소와 동일한 환경을 구현해 각종 원전 사고와 설비고장을 사전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열수력안전센터 연구원들이 아틀라스를 활용해 모의사고를 일으키는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고 있다.

가압경수로 열수력 종합효과실험장치, 약칭 '아틀라스(ATLAS)'는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와 고장 상황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안전연구시설이다. 실제 핵연료 대신 전기 가열봉을 사용하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의 누출 사고 우려 없이 원전 사고가 일어났을 때 나타나는 상황을 실질적인 압력 및 온도 조건에서 재현 가능하다.

국내 원자력 전문가들은 세계적 수준의 원자로 설계기술에 더해 아틀라스에 의해 확보된 안전기술 능력이 세계 원전시장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원자력 안전 연구의 핵심=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서 알 수 있듯이 방사성 물질을 사용하는 원자력발전소는 단 한 번의 사고로도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유발한다. 이 점에서 원전 운용에 있어 안전성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원전에서 대형 사고를 직접 일으켜보고 안전성을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미국 등 주요 원자력 선진국들은 지난 1970년대부터 자국의 실정에 맞는 열수력 종합효과 실험시설을 구축해 다양한 모의실험을 수행해오고 있다.

아틀라스의 가치와 중요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지난 2002년부터 4년간 215억원을 들여 개발 완료한 아틀라스는 새로운 원전을 설계하고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컴퓨터 코드의 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검증하는데 필수적인 열수력 종합효과 실험을 수행한다. 여기서 열수력은 고온, 고압으로 가동되는 원자로의 냉각성능을 결정짓는 냉각재의 움직임과 열 전달 현상을 말한다.

쉽게 말해 아틀라스는 냉각재 상실, 증기관 파손 등 원전 설계에 있어 핵심적으로 고려되는 대부분의 사고를 실제 상황과 동일하게 모의실험하여 원자로의 성능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장비라 보면 된다.

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원 열수력안전연구부장은 "열수력 실험시설은 전 세계적으로 미국, 일본, 독일, 러시아 등에서 가동 중인 10여기에 불과하다"며 "아틀라스의 사전 실험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는 안전성 검증은 물론 비상대응 체계나 사고 대응기술 개발의 기초자료가 된다"고 설명했다.


◇방사능 누출 우려 없어=아틀라스는 한국표준형원전 OPR1000과 신고리 3·4호기의 신형경수로 APR1400을 포함한 국내 대다수 원전의 원자로계통과 안전계통 등을 세밀하게 축소해 제작됐다. 일반 원전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구조의 냉각장치와 2대의 증기발생기도 채용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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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바탕으로 아틀라스는 APR1400과 비교해 높이가 2분의 1, 체적은 288분의 1에 불과하지만 실물과 동일한 최대 185기압, 370℃의 조건을 재현한다. 또한 총 1,260여개의 계측 포인트를 장착, 한층 정밀한 계측이 가능하다.

특히 아틀라스의 원자로는 방사성 물질이 아닌 전기 가열장치를 이용, 약 2㎿급 열출력을 낸다. 우라늄 핵연료 대신 전기를 이용해서 압력과 온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이므로 방사선 누출 사고의 우려가 전혀 없다는 얘기다.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아틀라스는 APR1400과 관련한 냉각재 상실 사고 등 다양한 실험을 수행, 인허가와 관련한 현안문제들을 해결하고 원자로계통의 안전성을 입증해내기도 했다. APR1400이 국내 최초의 상용 원전 수출의 주인공이 되며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될 수 있었던 근간에는 이처럼 아틀라스가 있었던 것이다. 현재 아틀라스는 오는 2014년 준공을 목표로 곧 건설될 신고리 3,4호기에 대한 실험을 수행하고 있는 상태다.

백 부장은 "아틀라스는 실험범위와 활용성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춘 대한민국 원자력 안전기술 자립의 상징"이라며 "국내 원전의 국제적 위상을 획기적으로 제고함으로서 원전 수출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표준문제 평가 1단계 종료=원자력연구원은 최근 아틀라스를 이용해 2008년부터 수행해온 국내표준문제(DSP) 평가 1단계를 성공리에 완료했다.

DSP 평가는 원전의 안전에 관한 중요 현상에 대해 서로 다른 컴퓨터 코드(프로그램)로 계산한 결과를 아틀라스의 실험 데이터와 비교하는 국내 협력 프로그램이다. 아틀라스 코드에 사용된 열수력 모델의 불확실도를 평가하고 개선 방향을 도출하는 것이 최종 목적.

이번 1단계 평가에서는 APR1400에 도입된 새로운 설계 개념인 DVI(원자로 용기 직접주입) 노즐의 100% 파단 사고가 집중적으로 검증됐다. 그 과정에서 방대한 열수력 종합효과 실험 데이터를 국내 원자력 산․학․연에 개방해 원자력 안전해석 기술 확대와 관련 인력 양성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원자력연구원은 1단계 성과를 토대로 APR1400 소형 냉각재 상실 사고에 대한 DSP 2단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연구원에서 개발한 MARS 컴퓨터 코드의 규제검증 코드화를 진행 중이며 APR1400 이후 국내 원자력 발전을 책임질 APR+와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의 개발 지원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백원필 부장은 "원자력연구원은 아틀라스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지난 2008년부터 해외 10개국과 공동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표준문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며 "아틀라스의 성공적 운용을 기반으로 안전해석코드와 같은 핵심 미자립 기술 개발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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