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0월 22일] 건설업 살리되 책임은 물어야

정부가 금융시장안정책에 이어 건설업 지원을 중심으로 하는 실물경제안정책을 내놓았다. 민간 건설업체의 미분양 아파트를 2조원 범위 내에서 환매조건부로 사들이고 민간 부동산펀드가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 분양하는 데 대한주택보증이 보증에 나서도록 했다. 또한 건설사 보유토지를 토지공사가 역경매 방식을 적용해 최저가로 매입하고 이미 분양 받은 공공택지의 3자 전매를 허용해 자금난의 숨통을 틔워줄 방침이다. 여기다 그동안 양도소득세 등이 중과세되던 전국 주택 72곳, 토지 88곳 등의 투기지역을 일부 해제하고 투기과열지구도 부분적으로 완화한다.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가 이미 16만가구를 넘어섰고 브랜드 가치 하락을 걱정해 숨겨진 미분양 아파트까지 포함하면 25만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자금경색으로 중소형 건설사들이 연이어 도산하는 상황이 금융사의 부실심화로 이어지고 결국 경제 전반에 위기확산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막으려면 건설사 지원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총부채상환비율(DTI) 40%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 등이 적용되는 주택투기지역이 폭 넓게 해제되면 사실상 부동산 금융규제가 무의미해져 다시 투기수요를 조장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부동산 금융완화가 투기과열로 이어지지 않도록 단계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다음으로 더 중요한 것은 건설사들의 책임도 반드시 물어야 한다는 점이다. 부동산시장이 침체에 빠진 데는 수요가 없는 지방에 높은 분양가로 새 아파트를 무분별하게 공급한 건설사의 책임 역시 막중하다. 정부가 환매조건부 미분양 주택을 지방에서 매입하면서 역경매 방식 등을 적용하고 채권금융회사를 중심으로 건설업체의 신용위험 평가를 거쳐 지원하는 것도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것임은 물론이다. 따라서 앞으로 토지매입 대상을 넓히더라도 비업무용 토지까지 매입한다면 그동안 건설사 땅투기의 퇴로를 열어주는 것인 만큼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한편 리스크가 너무 크고 보증에도 한계가 있어 미분양 펀드에 민간자금을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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