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편의점 진화는 어디까지


지난주 휴가차 찾은 일본에서는 지난해 3월 일본 동북부에서 발생한 대지진 1주년과 관련된 뉴스와 행사가 주를 이뤘다.

특히 도쿄에서는 대지진 여파에 따른 정전 등으로 발생했던 기차, 지하철 운행 중단 상황을 가상한 모의 훈련에 1만명이 넘는 인원이 자발적으로 참가했다.

직장들은 거리가 멀어 귀가하지 못하는 직원들을 위해 수일치 음식과 음료수 등을 구비하는 매뉴얼에 맞춰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에 참가한 도쿄 시내 거주 직장인들은 도보로 이동하는 체험을 실시하면서 대재앙의 위력을 새삼 실감했다. 평소 수십분이면 전철로 이동할 거리를 서너 시간에 걸쳐 힘들게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동과정에서 필수적인 수분섭취와 화장실 문제. 최대 수백만명에 달할 이동인구들에게 닥칠 현안이기도 하다.


이 같은 난제에 돌파구를 열어준 것이 바로 일본 편의점업체들이다. 비상시에 각 편의점들을 귀가시민들에게 음료와 화장실을 제공하는 포인트로 활용하기로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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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4년 편의점 사업을 도입한 일본에서 편의점은 말 그대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장소로 자리잡았다. 웬만한 끼니를 때우기에 충분한 먹거리, 은행업무, 택배, 팩스 및 복사 등 사무기능은 기본이고 자연 횟감까지 판매하는 전천후 공간으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들이 일본 골목 골목마다 위치한 편의점에 쉽게 접근해 용무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수행 중이고 대지진 같은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는 긴급피난처로 시민들의 불편을 덜어주는 사회공헌 역할까지 너끈히 수행해내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에도 편의점이 들어온 지 올해로 23년이 된다. 국내 편의점 역시 매년 20% 가까운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점포수도 2만여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편의점 한 곳당 7명을 고용하고 물류 등 관련업체 고용효과까지 합칠 경우 연간 20만명의 고용창출을 이뤄내는 효자 노릇도 하고 있다.

일본 편의점 못지않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 중인 한국 편의점들도 앞으로 한층 심화된 서비스, 고용창출이라는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서는 글로벌 최고 서비스를 갖춘 세계 최고 편의점업체로 부상해 세계시장을 누비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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