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세종 때 제작됐던 물시계 ‘자격루’가 570년 만에 원형 그대로 복원됐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21일 보루각(報漏閣) 자격루(自擊漏)를 복원해 물시계의 원형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자격루는 물의 흐름을 이용해 만든 물시계와 자동 시간알림 장치를 갖춘 표준시계로 우리나라 과학사에 가장 위대한 업적 중 하나로 꼽히는 발명품이다. 세종 16년(1434년) 장영실 등에 의해 정해진 시간에 종과 징ㆍ북이 저절로 울리도록 한 물시계가 처음 제작됐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됐고 중종 31년(1536년)에 다시 제작한 자격루의 일부만 현재까지 남아 있다. 자격루는 “시각을 알리는 사람이 잘못 알리게 되면 중벌을 면치 못하는 것을 염려해 장영실에게 명하여 사람을 대신할 시간알림 인형을 나무로 만들었으니, 이에 시각을 스스로 알림으로써 사람의 힘이 들지 않았다”는 실록의 기록에서 보듯 세종대왕의 경천애민 사상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이번 자격루 복원 제작의 가장 큰 의의는 자동 시간알림 장치를 원형 그대로 복원 제작했고 물시계의 원형을 구현했다는 데 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복원된 자격루는 오는 28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 지하 1층 전시실에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