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회사들이 보험금 지급을 위해 적립하는 책임준비금에 적용하는 금리인 `표준이율`이 내년 초 인하된다. 이에 따라 보험상품에 적용되는 예정이율도 떨어져, 결국 내년 초 신규 판매되는 상품의 보험료가 인상될 전망이다.
26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이 매년 말 산출해 새로운 사업연도부터 적용해야 하는 `표준이율`이 현재 5%에서 내년 4월부터는 4.75%로 0.25%포인트 인하된다.
표준이율은 지난해까지는 금융감독원이 시중금리를 감안해 결정했지만 지난해말 감독규정 시행세칙 개정으로 올해부터는 일정한 공식을 통해 생보사들이 스스로 산출하도록 했다.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표준이율은 3년만기 무보증회사채의 12월 또는 36개월 평균 금리를 반영하도록 돼 있는데 최근 3년만기 회사채 평균금리가 5.3%대로 이를 감안하면 내년 2004회계연도(2004.4~2005.3)부터 적용해야 하는 표준이율은 4.75%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표준이율이 인하되면 생보사들이 확정금리 상품에 적용하는 예정이율도 같은 수준으로 떨어지게 되고 이에 따라 생명보험료는 오르게 된다. 생보업계 관계자들은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인하될 경우 보험료는 종신보험 기준으로 5% 이상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초 생보사들은 운용수익률보다 상품금리가 높아 발생하는 역마진을 이유로 지난 10월경 생명보험료를 15% 가량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방카슈랑스 도입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확보와 사업비차익 증대에 따른 소비자들의 반발로 보험료 인상을 유보해 왔다.
생보업계의 한 상품개발담당자는 “그러나 표준이율이 떨어지면 예정이율도 인하해야 하기 때문에 내년 3월말을 전후해 생명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표준이율=생보사가 보험금 지급에 대비해 적립하는 책임준비금에는 일정한 금리로 이자가 붙는데 표준이율은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책임준비금에 대한 적용이율의 가이드 라인이다. 표준이율이 조정되면 이후 판매되는 모든 상품의 책임준비금은 보험 전기간 동안 이 금리를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생보사는 표준이율과 같은 수준으로 예정이율을 조정한다.
<박태준기자 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