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매출채권보험 보험료 낮춰 가입늘린다

정부 지원 받는 중기 의무 가입<br>보장률은 60% 대로 하향 검토

중소기업이 납품 대금을 떼이지 않기 위해 가입하는 매출채권보험의 보장성을 낮추는 대신 보험료를 낮춰 가입을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중소기업은 매출채권보험에 의무 가입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은 이 같은 매출채권보험 개선안을 논의중이다. 매출채권보험은 보험계약자인 중소기업이 물품구매기업에 외상으로 물품 등을 제공하고 나서 물품구매기업의 도산으로 외상대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 손실을 보상해준다.

신용보증기금에서‘일석 e조’는 이름으로 인터넷을 통해 가입이 가능한 매출채권보험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신보는 매출채권 부실 발생 시 보험금액 안에서 실제 손실금액(매출채권 미결제금액)의 80%를 보상한다. 물품을 판매한 중소기업은 보험금 미지급분인 20%에 대해서만 상환의무를 진다.


정부는 보상받는 매출액의 0.4%선인 보험료의 수준을 절반으로 낮추는 대신 보장률도 80%에서 60%대로 낮추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 재무제표 등 중소기업에 불리한 서류요건 대신 인터넷 가입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도 논의중이다. 또한 정부의 연구개발(R&D)자금을 지원 받는 창업 초기 중소기업은 의무적으로 매출채권 보험에 가입해 기업에 문제가 발생해도 정부 지원금을 건질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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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는 이유는 정부의 보험료 등 지원에도 매출채권 보험의 가입률이 낮은 현실 때문이다. 신보의 일석 e조 보험의 보장률은 80% 선으로 해외 민간 보험사의 보장률이 50~60% 점에 비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영업이익률이 낮은 영세규모가 다수여서 가입률은 0.8%로 매우 낮다. 중소기업 관계자는“직원 한 명 월급에 해당하기 때문에 언제 날 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가입하기가 쉽지 않다” 고 말했다.

보험은 다수가 가입해 위험을 분산해야 지속가능 한데 매출채권 보험은 금융회사 입장에서 손해를 보는 구조다. 보험료 중 보험금으로 나가는 비율을 뜻하는 손해율은 270%에 달한다. 통상 민간 보험사는 손해율이 50%을 넘지 않아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정부 관계자는“매년 적자가 커지는 구조를 바꿔 중소기업의 가입을 늘리고 이를 통해 중소기업과 매출채권 보험의 재무적 안정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매출채권보험을 담보로 한 중소기업 대출도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현재 기업은행을 비롯해 SC제일ㆍ외환ㆍ국민ㆍ농협 은행 등에서 이 같은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올해 처음 상품을 취급한 SC제일은 상반기 1,369억원어치를 팔았고, 국민은은 지난해 66억원 올해 상반기 288억원을 판매했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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