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1분기 GDP 급락] 원인과 전망

생산·물가등 총체적 악화… 스태그플레이션 위기감도<br>예상밖 2년만에 최저치… 2분기엔 더하락전망속 본격침체국면 진입우려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미국의 1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드러나자 소프트패치(일시적 침체)가 단순한 우려가 아니라 현실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미국 경제가 다시 지난 70년대처럼 물가상승속에 성장이 둔화되는 ‘스테그플레이션’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공포감까지 제기되고 있다. ◇생산ㆍ소비ㆍ물가 총체적 악화=1ㆍ4분기 GDP 성장률이 전분기보다 떨어진 것은 단순한 경기 둔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경제가 중장기적인 침체 국면으로 갈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둬야 할 정도로 심각한 것이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소프트패치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도 내심 그것이 침체로까지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해 왔다. 하지만 이번 GDP의 성적표는 이런 희망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제기됐던 주요 경제지표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산업활동의 지표가 되는 내구재 주문은 지난달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지난 2002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2.8%로 추락했고, 소비판매 증가율 역시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0.3%에 그쳤다. 생산지표가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여전히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0.6%나 증가해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이 헛된 것임을 보여줬다. 그렇다고 소비심리나 고용지표가 개선될 조짐도 별로 없다. 4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97.7%로 떨어졌고 신규일자리 창출 건수 역시 11만건에 그쳤다. 결국 생산과 소비ㆍ물가ㆍ고용 등 경제 전반에 걸쳐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2ㆍ4분기엔 더 하락… 70년대 스테그레이션 재도래 우려= 전문가들은 이런 경기둔화가 2ㆍ4분기에는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크리스토퍼 로우 FTN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침체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주문감소와 가솔린 가격 상승 등이 좋은 예다”라며 “침체는 2ㆍ4분기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KBC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 더크 실스도 “2ㆍ4분기 경제성장이 둔화될 조짐이 커지고 있다”며 “이는 증시 조정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특히 일부에서는 최근의 경기 침체가 소비ㆍ투자 위축과 물가 상승 속에 동시 발생적으로 일어났다는 점에서 지난 1970년대의 스테크플레이션 악몽이 다시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마크 잔디 이코노미닷컴 수석 연구원은 “경제 침체 정도가 더 넓고 깊어지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과거 70년대 스태크플레이션로 다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연준리(FRB),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 유지 전망=미국 성장률이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자 연준리(FRB)의 금리정책 기조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FRB는 지난해 6월 이후 물가 불안을 막기 위해 지속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해왔다. 소프트 패치 우려가 현실화됐지만 FRB는 앞으로도 점진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성장세 둔화 뿐 아니라 물가불안 우려도 높기 때문이다. 올 1ㆍ4분기 미국의 근원인플레이션(식료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물가상승률)은 2.2%로 지난해 4ㆍ4분기의 1.7%에 비해 0.5%포인트나 높아졌다. 더욱이 최근의 유가상승을 감안할 경우 소비자들의 체감물가는 다락같이 올랐다. 물가안정은 FRB의 중요한 존재이유다. 유가 상승 여파로 물가 불안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FRB는 긴축정책을 쓸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오는 5월3일로 예정된 FRB 회의에서 또 다시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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