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의 실패를 겪은 쌍용건설의 매각 성공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모이고 있다.
쌍용건설 매각에는 그동안 동국제강을 비롯해 독일 M+W그룹, 이랜드그룹, 홍콩계펀드 VLL 등이 뛰어들었지만 번번이 중도에 협상이 중단되거나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 본입찰은 이전보다는 낙관적이다. 우선 지금까지 단독입찰이 많았지만 지난 16일 본입찰에서는 두바이국부펀드 등 3곳에서 참여해 경쟁구도가 형성될 만큼 관심이 높은데다 쌍용건설이 법정관리를 겪으면서 매각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기 때문이다.
쌍용건설의 매각은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1977년 창립한 후 1990년대에는 국내 10대 건설사에 오를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다. 이후 외환위기가 발생하고 모기업인 쌍용그룹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1998년 첫 워크아웃에 돌입했고 2004년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하면서 경영정상화를 이뤘다. 2007년 첫 번째 매각에서 동국제강컨소시엄이 4,600억원 규모의 인수금액을 제시했지만 우선협상 과정에서 해외 보증 문제로 채권단과의 견해 차이를 보이면서 매각이 불발됐다. 2011년부터 다시 매각 작업에 착수했지만 입찰 의향을 보였던 기업이나 해외 펀드 역시 비슷한 이유로 중도에 인수를 포기하면서 결국 2013년에는 워크아웃, 올해 초에는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
업계는 올해 초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쌍용건설의 체질이 상당히 개선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 채무를 해소했고 8,000억원이 넘던 채무도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통해 2,000억원대로 줄었다. 이 때문에 인수금액도 3,000억원대로 낮아져 인수자 측의 부담도 상당히 줄었다는 평가다. 재무상태도 호전되고 있다. 지난해 20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3·4분기까지 59억원의 이익을 기록,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까지 마이너스를 보였던 영업 현금흐름 역시 올해 3·4분기 531억원으로 플러스로 바뀌었다.
낙관적인 분위기가 강하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이전 매각에서도 문제가 됐던 공사 보증 등에 관한 입장 차이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우발 채무로 변할 수 있는 공사 보증 등의 문제가 해소된 뒤 인수하고 싶어 하지만 채권단은 출자전환 등으로 이미 손해를 본 상황에서 추가 부담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매각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채권단이 일정 부분 양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수자 입장에서는 인수자금 이외의 추가 비용을 최소화하고 싶어 하는데 아직 쌍용건설은 이 문제가 완전하게 해결되지 않았다"며 "이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매각 협상에도 가장 큰 변수가 될 듯하다"고 말했다.
쌍용건설 노조도 매각을 위해서는 최대한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성한 쌍용건설 노조위원장은 "쌍용건설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우선은 매각이 성사돼야 한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라며 "채권단 등 매각 관계자들도 기업회생이라는 측면에서 매각이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