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우 위원장 "경기 곧 회복" 추경편성 반대 밝혀
"성장·개혁 같이 갈수있다"
하반기 추가경정예산 편성 문제를 둘러싸고 여권 내에 이견이 엇갈려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정책기획위원회 이정우 위원장은 추경 편성 논의와 관련, "머지않아 경기가 풀리고 봄이 올 것이니 조금만 참아주기를 간절히 부탁하고 싶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시각은 지난 12일 열린우리당이 당정회의에서 중소기업 지원 확대와 내수 진작 차원에서 추경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으고 추경 규모와 시기 등을 내달 초까지 결정키로 했던 점과 배치돼 주목된다.
이 위원장은 주간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21' 17일자에 기고한 글을 통해 "정부지출의 증가가 효과를 내기까지는 몇 달의 시차가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두차례의 추경은 전적으로 옳았으나 지금이 과연 그런 시기인지는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기고문에서 "여러 기관에서 올 하반기의 경제회복을 예측하고 있다"며 "행여 긴 겨울이 다 지나가려 하는데 난로를 구입하는 것이 아닌지 잘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 및 열린우리당의 시각은 상이하다. 박봉흠 청와대 정책실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올 하반기는 재정에서 긴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경기전망을 보면서 보완할 필요가 있다면 보완해서 추경을 적어도 내달쯤 신중하게 짚어보겠다"고 말했다.
정부 및 여당 주변에선 이번 양측의 시각차에 대해 "시장개혁과, 단기 경기부양보다는 중장기 성장잠재력 배양을 주장하는 이정우 위원장과, 민생ㆍ경제 활력 회복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있는 정부의 '이헌재 경제팀' 및 우리당의 '홍재형 정책팀' 사이에 일찌감치 예상돼 온 엇박자가 단적으로 표출된 첫 대표 사례가 되는 것 아니냐"고 바라보고 있다.
특히 앞으로의 정책방향 설정에 있어 양측의 이같은 의견 대립 빈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거론되고 있다.
김창익 기자 window@sed.co.kr
입력시간 : 2004-05-18 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