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29일(현지시간) 뉴욕 컬럼비아대 특강에 나섰다. 이 자리에 모인 120여명의 한인 학생들과 연구원들은 김 대표의 '입'에 주목했지만 김 대표는 미리 준비한 원고를 고개 숙여 그대로 낭독할 뿐이었다. 김 대표가 한 줄을 읽으면 통역이 그대로 영어로 되풀이했다. 이 자리에 모인 학생들은 "모두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인데 통역 없이 자연스럽게 강연을 해도 되지 않았겠느냐"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통역 없이 한국어로만 진행한 질의응답시간에는 상대적으로 마음이 편해진 듯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다. 한층 부드러워진 김 대표의 화법 속에 대화 중간 참석자 사이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김 대표는 현지 교민들과 만날 때는 간간이 농담을 섞으면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지만 언어 소통이 되지 않는 현지 인사들과 면담할 때는 상대적으로 딱딱한 모습을 보였다. 언어장벽 탓에 '소통'이 편하지 않았던 탓이다.
김 대표보다 10년 앞서 방미 '정당외교'를 펼쳤던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05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유창한 영어 구사로 현지의 환대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2007년과 2009년에 각각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영어로 연설하기도 했다.
김 대표를 수행하고 있는 수행단 관계자는 "영어를 잘하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소통의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라며 "유능한 통역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모두 제대로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