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제대로 된 역사기록 없는 현실 신랄하게 비판

■ 위험한 역사시간

이주한 지음, 인문서원 펴냄



"영국의 역사를 쓰면 영국사가 되어야 하고, 러시아 역사를 쓰면 러시아사가 되어야 하며, 조선의 역사를 쓰면 조선사가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조선에 조선사라 할 만한 조선사가 있었느냐 하면, 그렇다고 대답하기가 어렵다".(단재 신채호)


신채호의 발언으로 시작하는 '위험한 역사 시간'은 대한민국이 지금도 제대로 된 역사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의식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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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재 신채호 선생 기념사업회 간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을 맡고 있는 저자는 그 근거인 국검정 역사 교과서를 고대사에 중점을 두고 역사의 시간과 공간으로 나눠 낱낱이 해부한다.

저자에 따르면 교과서는 기원전 15~30세기까지 올라가는 수많은 고고학 유물과 유적의 증언을 무시하고 청동기시대의 시작을 기원전 10세기 무렵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기원전 2333년에 건국된 단군조선을 '역사'가 아니라 '신화'라는 식으로 서술한 역사 교과서도 있다. 이는 한민족의 역사는 중국의 영향을 받아 이뤄져 왔다는 조선총독부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식민사학의 '단군조선 부정하기'가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우리 민족의 활동 무대가 한반도는 물론 만주와 요동 등 대륙에 걸쳐 있었음을 증명하는 유물과 유적에도 불구하고 민족의 공간을 '한반도'라고 조선총독부의 '반도사관'에 충실하게 따르는가 하면 요하문명 등 우리 민족의 원류인 문화를 중국의 것으로 단정짓고 있는 교과서도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같은 주장을 바탕으로 현재 대한민국 역사 교과서가 총체적으로 '삼국사기' 초기 기록 불신론, 한사군 한반도설, 임나일본부설 등 조선총독부가 날조한 내용을 고스란히 되풀이하고 있다고 본다. 저자는 역사 왜곡 속에서도 "세계와 역사 앞에 용기 있게 마주서는 주체들이 우리 역사 최후의 진실을 기록할 날이 곧 오리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한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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