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8일 “1분기 실적을 취합하고 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숫자가 나쁘게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증권사들이 예상하는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은 평균 1조 8,200억원 가량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 순이익 3조 5,261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에 8,687억원의 순이익을 낸 신한지주는 올해 1분기 5,800억원으로 33.1% 급감한다.
우리금융은 7,144억원이었던 순이익이 4,200억원으로 줄어 감소폭이 41.4%에 달한다.
KB금융도 6,069억원이던 순이익이 올해는 4,600억원가량으로 24.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외환은행 인수 관련 특별이익으로 1조 3,362억원의 순이익을 냈던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순이익이 3,600억원으로 72.8% 줄어든다.
이처럼 4대 금융지주가 일제히 순이익이 ‘반토막’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런 예상조차 실제보다는 많다는 것이 금융지주사들의 지적이다.
한 금융지주사의 임원은 “내부 결산 결과 증권사들 전망치보다 순이익이 1천억원 이상 적게 나왔다”고 밝혔다.
다른 금융지주사 고위 관계자도 “우리도 증권사 전망치보다 1분기 순이익이 600억원 이상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어닝쇼크의 배경은 예대마진의 축소와 대기업의 잇따른 부실이다. 사회 전반에 불어닥친 ‘경제민주화’와 그동안 누적된 ‘은행 때리기’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 평균 2.92% 포인트였던 은행들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올해 1~2월 평균 2.64% 포인트로 좁혀졌다.
STX조선의 부실로 금융지주사마다 100억원에서 많게는 5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가운데, STX조선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충당금 규모는 최소 3배로 급증한다.
가맹점수수료 인하에 따른 계열 카드사의 수익 감소, 불합리한 관행으로 지목된 대출금리 체계 개편 등도 금융지주사의 순익 감소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지주사의 리스크 담당 임원은 “금융지주사가 돈을 많이 벌면 손가락질을 받지만, 수익이 급격히 감소하면 경제 시스템이 위협을 받는다”고 우려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