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동교동계 의원들이 대북송금 특검법 등 정국현안과 당내 문제에 대해 언급을 자제한 채 정중동(靜中動)의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동교동계 의원들은 최근 대북송금 특검법과 대통령 거부권 행사 등을 논의하기위해 잇따라 열린 의원총회나 의원간담회에 높은 출석률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발언하는 것은 배기선, 설 훈 의원 등 일부에 그치고 있다.
이들은 또 당 개혁안에 대해서도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한화갑 전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 취임 직전 대표직에서 사퇴한 이후 동교동계가 일제히 수면아래로 잠적한 셈이다.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의 모임인 민주정우회 회원 150여명이 지난달 27일 여의도 63빌딩에 모여 회동을 가졌다. 그러나 한 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최근 내년 총선 출마의사를 밝혔던 권노갑 전 최고위원도 주위 사람들의 만류로 언론과의 접촉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동교동계의 한 핵심의원은 “지금 동교동계라는 것이 어디 있느냐”며 “우리가 특검법에 대해 열마디를 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이 한마디 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자택에도 퇴임하던 날 인사차 갔을 뿐 그 이후로는 아무도 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동교동계의 이같은 행보는 우선 대북송금 사건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전면에 나서서 목소리를 높일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구동본기자 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