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권사 랩 상품 3S마케팅 먹혔다

고액 자산가 뭉칫돈 투자<br>삼성증권 자문형 ELS랩<br>3개월도 안돼 1000억 돌파


절세(Save)와 안정성(Safety)에 전문가(Specialist)의 관리까지 겸비한 증권사 랩 상품들이 시중 자금을 무섭게 흡수하고 있다. 과세 부담은 낮추면서 전문성과 안정적인 수익을 강화한 이른바 '3S 전략‘이 고액자산가인 슈퍼리치들에게도 맞아 떨어지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올 초 업계 최초로 선보인 '자문형 주가지수연계증권(ELS)랩'은 최근까지 1,094억원어치가 팔렸다. 최소 가입금액 1억원인 이 상품은 ELS의 기초자산 종목 선정을 VIP 투자자문이 맡고, 삼성증권이 운용과 리스크관리를 총괄하는 형태의 상품이다. 지수형과 종목형 ELS의 중간 수준인 연 8~9%의 수익을 추구하는 이 랩은 5개 내외의 ELS에 분산투자하며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한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일반 종목형 ELS와의 차이점이다.


이 랩이 판매 3개월도 안 돼 1,000억원을 돌파한 데는 슈퍼리치들의 '러브콜'이 한 몫을 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총 1,094억원의 자금 중 32%는 고액자산가들이 이용하는 'SNI지점'을 통해 판매됐다. 올해 들어 총 5개의 SNI지점에서 판매된 ELS 규모는 총 436억원으로 이 중 자문형 ELS랩에 몰린 금액은 350억원(8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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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일 삼성증권 SNI호텔신라 PB팀장은 "자문사가 선정한 종목들은 보면 최근 3년간 하락 베리어(원금손실구간)를 터치한 적이 없어 달성 성공률이 90%대에 육박한다"며 "일반 ELS와 달리 자문형ELS랩은 특정 종목 주가가 크게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될 때 하락베리어 터치 전 손절매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지수형ELS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찾던 자산가들이 안정적으로 종목형 ELS에 투자하기 위해 자문형ELS랩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해당자에게는'월 이자지급식 ELS'를 활용, 수익 발생 시기를 분산시킬 수 있게 한 점도 자금몰이에 기여했다.

'비과세 혜택'이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랩도 인기다. 국내 지수형 ETF 투자로 발생한 매매차익은 비과세 대상이다. 동양증권은 올해 ETF랩 상품인 'MY W ETF 리서치 솔루션'으로 650억원을 끌어모았다. 이는 지난해 5월 출시 후 최근까지 누적 판매액(750억원)의 87%에 달하는 규모다. 이 상품은 전문가가 주식형ETF와 채권형ETF에 국면별, 시장상황별 최적의 조합으로 투자한다. 목표 수익률(8%)에 도달하면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주식형ETF를 전량 매도하고 채권형ETF로 100% 전환 운용하는 전략이 핵심이다. 특히 상품 운용은 동양증권 리서치센터와 랩운용팀의 협업으로 이뤄진다. 리서치센터와의 연계로 지수의 상승 잠재력을 파악하고, 랩운용팀 내부 운용모델을 통해 국면별 최적의 조합으로 ETF에 투자하는 것. 동양증권 관계자는 "시장의 방향성에 일일이 대응하기 어려워 전문 집단의 예측 및 대응 전략을 원하는 고객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세제개편안 등 절세가 올 한해 금융시장 화두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ETF 매매차익에 대한 과세부담이 거의 없어 목표 달성까지 절세 목적의 투자상품으로 매우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대우증권의 ETF 자산배분형 랩인 '폴리원'이 올해 들어서만 850억원어치 팔렸고, 신한금융투자가 PWM(Private Wealth Management)센터 고객 전용 상품인 '명품(名品) 프로(Pro) 상장지수펀드(ETF) 랩'도 '최소 가입금액 5,000만원 이상'이라는 높은 문턱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서만 186억원이 들어왔다. PWM는 신한금융투자의 초고액자산가(VVIP) 대상 자산관리 서비스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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