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황소가 깨어날까" 기대반·우려반

이번주 뉴욕 증시는 지난 2주간의 단기 급등을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주가 상승여력이 얼마나 더 있는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일단 이번주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힘을 받고 있다.하지만 주가를 밀어올리는 힘이 지난 2주에 비해 크게 저하돼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직도 주가가 더 올라간다고 믿는 견해는 기업 수익이 기대한 것보다 좋게 나오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지난주에 시티그룹, 뱅크오브어메리카, IBM, 이스트만 코닥, 마이크로소프트등의 3ㆍ4분기 실적이 좋게 나왔고, 기업경영실적 평가기관인 퍼스트콜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표된 블루칩 종목의 60%가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기대를 넘어섰다. 지난주까지 발표된 블루칩의 분기 수익은 전년동기대비 6.4%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주전에 4% 개선될 것으로 본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보다 좋은 것이다. 주가 상승을 뒷바침하는 또다른 관측은 미국 국채(TB) 시장이 지난주에 급락하면서 그 자금이 증시로 몰려왔고, 그 여세가 당분간 더 진행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주 TB 10년물의 수익률은 0.5% 포인트 급등했다. 자금 시장의 역류현상이 발생하자, 숏세일(공매도)와 숏커버링을 반복하며, 뉴욕 증시를 아래로 끌어내리던 헤지펀드의 단타거래가 주춤해졌다. 주가 하락을 기대하며 주식을 팔아제끼던 베어리시(bearish) 전략가들이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도 단기 급등의 주가가 갑자기 식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케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지난 9일 다우존스 지수가 7,300 포인트대로 떨어진 것을 저점으로 1,000 포인트 올라 8,300 포인트를 넘어섬으로써 7영업일만에 14% 급등했다. S&P 500 지수는 같은 기간에 10.5%, 나스닥 지수는 13% 각각 상승했다. 주가 폭락후 나타나는 'V자형' 회복은 과거에도 흔히 나타났지만, 최근의 단기급등은 2차대전 이래 손에 꼽히는 기록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장세가 장기적인 '황소장세(bull market)'의 서막으로 보기 어려운 증거들도 많다. 그 첫째가 뮤추얼펀드의 자금 상환 요구가 주가 상승기에도 식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자금흐름을 추적하는 AMG 데이터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주에도 41억 달러의 자금이 빠져 나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주가 상승으로 뮤추얼펀드 전체보유주식의 시가총액은 한주동안 1,000억 달러 가량 증가, 자금상환 압박을 견뎌낼 충분한 여력이 생겼지만, 투자자들이 돈을 빼내간다는 사실은 장기적 관점의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4ㆍ4분기 수익 전망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퍼스트콜에 따르면 S&P 500 종목에 대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수익 개선 전망치는 17.8%로, 3개월전의 27.7%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경제상황이 불투명한 시점에 여전히 기대치가 높고, 따라서 4ㆍ4분기가 전개되면서 이 기대치가 떨어질 경우 주가 하락의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5영업일동안 다우존스와 S&P 500 지수등 블루칩 지수는 6%, 나스닥 지수는 6.4% 상승, 전주에 이어 2주째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수익에 초점=이번주도 지난주에 이어 3ㆍ4분기 어닝시즌(earning season)이 이어진다. 블루칩 500 종목(S&P 500) 가운데 160개 상장기업이 실적을 공개한다. 실적 공개 주요기업은 아메리칸 온라인(AOL)을 비롯, AIG, AT&T, 브리스톨-마이어, 록히드마틴, 맥도널드, 3M, 타이코인터내셔널등이다. 성급한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에 발표한 3ㆍ4분기 수익이 그다지 나쁘지 않고, 따라서 수익 저하에 따른 경기 하강은 '최악의 위기'를 넘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미 2~3주전에 많은 기업들이 수익 경고를 하면서 그 경고가 시장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수익이 상대적으로 좋아보이는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상황에 관심=이번주에는 25일에 장쩌민 중국국가주석과 조지 W 부시 대통령 사이에 미ㆍ중 정상회담이 있을 예정이고, 칠레에서 열리는 아ㆍ태 경제협력체(APEC) 총회에서 한ㆍ미ㆍ일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브라질에서 대선 2차 투표가 실시된다. 이라크 전 위기에 이어 북한 핵무기 계획, 인도네시아등지에서 벌어지는 연쇄 테러등도 악재로 돌변할 가능성이 있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23일 워싱턴 생산성 회의 연설을 비롯, FRB 간부들이 이번주에 줄줄이 마이크를 잡는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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