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주먹구구 공장등록통계

임웅재 기자<정보산업부>

‘국내 대기업 공장이 6개월 만에 16.5%(258개)나 줄었다?’ 산업자원부가 주관하고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에서 운영하는 공장설립관리정보시스템(FEMIS)을 통해 집계된 ‘공장등록통계’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국내 대기업 등록공장은 1,302개로 상반기(1,560개)보다 258개, 지난 2002년 하반기(1,679개)보다 377개나 감소했다. 짧은 기간 동안 국내 대기업 등록공장 숫자가 격감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산단공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사업장이 그렇게 많이 줄었을 것 같지는 않지만 해외진출, 인력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등으로 직원이 300명 미만으로 줄어 중기업으로 바뀌거나 사라진 곳은 꽤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산업연구원의 한 연구위원도 의아해 하면서도 “국내 제조업 경쟁력이 떨어져 중국 등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거나 사업 포기,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대기업 등록공장이 줄었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대기업 등록공장 수가 격감한 실제 원인은 부실한 통계관리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산단공의 FEMIS 2002년 하반기, 2004년 하반기 통계자료를 분석해보니 경기도만 497개에서 213개로 대폭 감소했다. 충남(325→297개)ㆍ서울(99→85개)을 제외한 나머지 광역시ㆍ도는 감소 폭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에 대해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등록공장 숫자가 갑자기 수백개 줄어든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한 뒤 “수년간 2,000개 정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한 차례 2~3개월의 수작업을 거쳐 시ㆍ군에서 등록공장 수를 통보받아 관리해왔지만 FEMIS에는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올초 등록공장 통계업무를 FEMIS로 일원화하기로 함에 따라 전면적인 재조사를 벌여 2004년 하반기 통계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숫자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수년간 잘못된 통계를 제공해 정부의 정책 판단력을 흐리고 국가기관 통계의 공신력을 떨어뜨렸다. 이 같은 사정을 잘 아는 산단공도 통계 자료집에 조차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은 채 ‘치부’를 숨기기에만 급급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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