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째 맞는 中랠리챔피언십… 미쓰비시·포드 등 완성차이어<br>금호·한국 등 타이어社도 참가… 경기당 평균 관중 1만명 몰려<br>금호타이어 제품 잇단 호평속 후원팀 '동남만우금호'도 눈길
| 동남만우금호타이어팀 CRC 참가 차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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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타이어 호주 랠리 참가차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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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타이어 다카르랠리 참가차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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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중국 상하이에서 차를 타고 6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저장성 롱유(龍遊)의 한 시골 마을. 아침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굵은 장대비로 마을의 비포장도로는 진흙탕으로 변해버렸다. 잠시 뒤 황소가 끌고 가는 달구지 말곤 승용차 한 대도 구경하기 힘들 것 같던 외딴 마을에 굉음을 뿜어내는 레이싱카들이 하나 둘 등장했다. 장대비도 아랑곳하지 않고 레이싱카들을 구경하기 위해 모여든 관람객들로 어느덧 마을의 능선은 빼곡한 우산 밭이 됐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의 위상을 시골 마을에서 열리는 모터스포츠에 대한 열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륙에 부는 모터스포츠 바람= 조용한 마을을 들썩이게 만든 레이싱카들의 정체는 이날부터 개막한 '중국랠리챔피언십(CRC)'에 참가하는 경주차량. CRC는 1999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올해로 13년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중국 최고의 랠리다. 중국 전역을 무대로 100여대의 차량이 참가해 연간 모두 6차례의 경기를 치러 우승을 가린다. 한 경기당 평균 관중수가 1만 명에 달할 정도로 중국에서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지난 2004년에만 해도 30대에 불과했던 참가대수도 올해는 100대를 넘어섰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위상을 반영하듯 CRC에는 미쓰비시, 폭스바겐, 포드, 혼다, 스바루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금호타이어, 한국타이어, 피렐리, 요코하마 등 쟁쟁한 타이어 브랜드들도 대거 참가해 경기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특히 롱유에서 열린 이번 5차전에서 현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금호타이어가 올해부터 후원하고 있는 '동남만우금호타이어'팀에게 집중됐다. 이 팀에는 중국의 유명 가수이자 작곡가로 활동중인 판판(FanFan)이 레이서로 뛰기 때문. 게다가 동남만우팀은 호주에서 열린 아시아퍼시픽랠리챔피언십(APRC) 2차전에서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실력도 수준급이다.
판판은 "자동차 랠리에선 엔진과 서스펜션 등도 중요하지만 타이어가 최종 성적의 절반을 좌지우지한다"며 "금호타이어는 접지력과 배수성능이 뛰어나 실제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호주 출신의 팀 동료 퀸(Quinn)은 금호타이어 장착을 전제 조건으로 이번 5차전에 처음 합류하기도 했다.
금호타이어는 1990년 미국 해외 연구소를 설립하면서 레이싱 타이어 개발에 처음 뛰어들었다. 이후 온로드용 VICTORACER V700, ECSTA V700 등과 오프로드용 R700, R800 등을 개발하는데 성공했으며 타막(Tarmac)용 타이어인 C03와 TW0l도 생산, 판매 중이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세계 최대규모인 F3 유로시리즈 외에도 마스터즈 F3, 호주 F3 등의 공식타이어 공급업체로 활동하며 F3 타이어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자연과 함께 달리는 랠리의 세계= 올해로 2년째 전남 영암에서 열린 'F1 그랑프리' 덕분에 국내에서 F1 경주는 잘 알려진 반면 자동차 랠리는 아직 생소하다.
랠리의 가장 큰 특징은 인공적으로 만든 트랙을 이용하는 레이스와 달리 자연 속의 비포장 도로를 달린다는 점이다. 또 랠리는 운전석의 드라이버와 조수석의 내비게이터(Co-driver)가 한 조를 이뤄 정해진 시간 안에 일정한 구간을 달려야 한다. 레이스처럼 동시에 출발하지 않고 구간별 기록 등을 기준으로 한대씩 시간차를 두고 떠나게 한 뒤 그 기록으로 승부를 가리게 된다. 결국 랠리의 승패는 단순한 주행실력 말고도 드라이버와 내비게이터의 협력, 경기 당일의 기후나 도로상황 등 수많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된다.
다양한 도로상태와 기후조건을 이겨내야 하는 경주의 특성상 랠리는 전세계 타이어업체들의 각축장이기도 하다. 랠리가 일반 레이스와 다르듯 타이어도 엄연한 차이가 있다. 금호타이어의 대표적인 랠리용 타이어인 'R800'은 타이어 옆면 및 림 프로텍트를 적용해 임야나 자갈길 주행에 적합하게 설계됐다. 최고의 타막 랠리용 타이어로 꼽히는 'ECSTA C03'은 마른 노면에서의 그립력과 핸들링에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험난한 랠리만큼이나 전세계 100여개 타이어업체 가운데 랠리용 타이어를 개발할 수 있는 곳은 금호타이어와 한국타이어를 포함해 단 7곳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