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황제' 타이거 우즈(37ㆍ미국)가 자신의 대항마 로리 매킬로이(23ㆍ북아일랜드) 앞에서 한 수 시범을 보였다. 세계랭킹 2위 우즈는 21일(한국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GC(파70ㆍ7,154야드)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4차전) 투어 챔피언십 1라운드(전체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6타로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함께 공동선두에 올랐다. 2위 그룹과는 1타 차. 세계 1위 매킬로이는 버바 왓슨(미국), 필 미컬슨(미국) 등과 같이 우즈에 3타 뒤진 1언더파 공동 12위에 자리했다. 우즈가 끝까지 1위를 지킨다면 페덱스컵 우승 보너스 1,000만달러(111억9,000만원)는 우즈의 몫이다.
전날 "우즈는 매킬로이를 만나면 위축된다. 우즈의 시대는 끝났다"는 그레그 노먼(호주)의 인터뷰를 전해듣고는 어이없다는 듯 웃어넘겼던 우즈는 이날 작정한 듯 '버디쇼'를 펼쳤다. 6개의 버디를 집어넣었고 보기는 2개로 막았다.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 적중률이 각각 71.4%와 72.2%로 괜찮았고 퍼트 수도 26개로 잘 막았다. 12번홀(파4)에서는 그린 밖에서 6m 남짓한 거리의 칩인 버디를 꽂아 넣는 팬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경기 후 우즈는 "매킬로이와 한 조에서 재미있게 쳤다"고 말했다.
우즈는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매킬로이와 총 5차례 같은 조에서 맞붙었는데 네 번을 이겼다. 하지만 실속은 매킬로이가 챙겼다. 매킬로이가 플레이오프 2ㆍ3차전에서 연속 우승하는 사이 우즈는 3위와 공동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도 기선 제압에는 성공했지만 3타는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는 격차다. 첫날 페어웨이 안착률이 50%에 불과할 정도로 드라이버샷 난조에 발목을 잡힌 매킬로이는 그러나 퍼트 수는 28개로 나쁘지 않은 감각을 보여줬다. 어프로치샷 실수로 파 세이브가 어려웠던 13번홀(파4)에서 10m가 넘는 파 퍼트를 적중시키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처음 쳐보는 코스에서 버디 3개, 보기 2개로 선방한 매킬로이는 "러프에 빠지면 제대로 치기가 무척 어렵다. 하지만 페어웨이로만 보내면 프리미엄을 얻는 코스"라며 "1라운드에서 간간이 보였던 최고의 순간을 2라운드에서는 내내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출전선수 30명 중 유일한 한국(계) 선수인 존 허(22)는 버디 3개, 보기 3개, 더블보기 2개로 4오버파 29위로 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