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채업자 대출기준은 눈길

"변호사 사절…자장면 배달원 환영"'변호사 No, 자장면 배달원 Yes' 사채업계의 대출기준은 일반 금융회사의 대출 기준과 확연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도권 금융회사의 경우 행정고시나 사법고시를 패스한 고위공무원이나 변호사들에게 이유를 불문하고 마이너스 카드를 발급해주고 있는 반면 사금융업계에서는 이들을 대출 기피 1순위로 꼽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명동의 한 사채업자는 "전문직 종사자가 사채시장까지 돈을 빌리러 왔다는 것은 이미 갈 데까지 갔다는 이야기"라며 "이들에게 돈을 빌려줬다가는 오히려 위협을 당하거나 돈을 떼이기 일수"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선호하는 공무원ㆍ교사 등도 같은 이유로 대출 기피직종"이라며 "사금융업계에서는 사채업에 맞는 대출의 '룰'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사금융업계에 일반화된 '룰'에 따르면 가장 안전한 대출처는 바로 자장면 배달원이나 건설현장 노무자와 같은 노동직 종사자들. 이들은 한 직장에서 1년이상 꾸준히 일하고 얼마간의 돈을 모아 놓아도 직장이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제도권 금융회사에서는 돈을 빌리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드러나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수익원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사채업자 들에게 좋은 고객이 될 수 밖에 없다. 또 고졸이하의 지방 지역 자영업자도 이들에게는 훌륭한 고객이다. 아직 사업이 본궤도에 이르지 않아 대출이 어렵고 불안정한 사업으로 인해 제도권 금융회사의 대출 신용평가시스템(CSS)에서 대출 부적격자로 나오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들의 경우 부모님이 돈을 갚을 만한 상당한 땅을 가지고 있거나 농사를 통해 일정한 소득이 보장된 경우가 많아 자세히 살펴보면 대출 상환에 큰 무리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명동의 또 다른 사채업자는 "대출능력을 직업과 소득 등의 요소로만 판단하고 있는 현재 제도권 금융기관의 CSS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상담원과의 대화를 통해 컴퓨터가 찾을 수 없는 다른 신용요소를 찾으려는 노력이 제도권 금융회사에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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