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깡총깡총… 전시장마다 토끼들이 온다

토끼 관련 다양한 전시회 신묘년 맞아 잇달아 열려<br>국립민속·경기도박물관 등 민화·유물·현대미술 선봬


화조영모도

천성명 '달빛아래 서성이다'

토끼 해, 신묘년(辛卯年)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엄밀히 따지자면 신묘년은 음력 설인 2월3일부터 시작되지만 박물관 등은 한발 앞서 토끼와 관련한 다양한 전시들을 마련했다. 토끼의 역동적인 기운을 받으며 한 해를 더 빨리 시작하라는 손짓이다. ◇달 속 토끼, 꾀보 토끼=토끼는 십이간지의 4번째 묘신(卯神)으로 방위로는 정동, 시간으로는 오전 5~7시를 의미한다. 농경사회에서는 한 해 농사의 본격적인 시작과 관련이 있어 생장과 번창, 풍요를 상징한다. 우리 역사에 토끼가 처음 등장한 것은 고구려 대조왕 25년(기원후 77년)인데 부여국에서 온 사신이 뿔 3개가 있는 흰 사슴과 꼬리가 긴 토끼를 바쳤고 왕은 이들이 상서로운 짐승이라며 사면령을 내렸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경복궁 내 국립민속박물관은 토끼와 관련된 유물을 모아 새해맞이 띠 동물전 '토끼 이야기'를 열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에게 토끼는 달의 동물로 그려져 '달 속의 토끼' 유물만 따로 모아 전시 중이다. 설화 속 토끼는 두꺼비와 함께 달의 정령으로 묘사됐고 계수나무는 죽지 않는 나무(不死木)였기에 계수나무 아래서 불로장생의 약방아를 찧는 토끼는 이상세계를 상징한다. 이 같은 내용을 기와 장식 그림으로 표현한 '두꺼비토끼문양 수막새', 스님의 가사 장식에 등장하는 토끼 등을 볼 수 있다. 몸을 숨길 때도 여러 굴을 파 적을 헷갈리게 하는 '꾀 많은 토끼'관련 유물도 마련됐다. 거북에게 이끌려 용궁으로 끌려갔다 꾀로 탈출해온 구토설화가 처음 등장하는 삼국사기부터 별주부전, 수궁가 등의 문헌과 이야기책에 등장한 삽화 등을 볼 수 있다. 내년 2월14일까지. (02)3704-3114 ◇토끼와 함께 오감(五感)체험=경기도 박물관은 '깡총깡총 토끼가 왔다'라는 제목으로 연중 행사를 기획했다. 달 속 토끼의 유래부터 토끼에 얽힌 신화와 상징, 민화 속 토끼 그림 등을 시각적 자료로 전시했다. 동시에 음성 자료로 '토끼 풀 뜯어 먹는 소리'와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유산인 '수궁가'를 들을 수 있는 자리도 마련했다. '엽기토끼'로 유명한 토종 캐릭터 마시마로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실제 토끼털을 만져볼 수 있는 코너까지 오감만족형 행사로 구성됐다. 또한 '토끼해의 첫번째 토끼날 푸른 비단실을 팔목에 묶으면 장수한다'는 민속에 따라 오는 2월5일에는 푸른실 나눠주기 행사가 진행된다. 전시는 연중 계속된다. (031)288-5300 ◇현대미술, 토끼로 말하다=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아티스트 백남준은 "달은 가장 오래된TV"라는 말로 '달과 토끼'를 상상력의 상징이자 창작의 원천으로 생각했다. 낭만적인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재로 곳곳에 등장했던 현대미술 속 토끼를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애비뉴엘갤러리가 총망라해 '달려라, 토끼'전을 열고 있다. 한국작가 16명의 토끼 작품 40여점이 전시중이다. 한층 앞서가는 젊은 작가들은 매끈한 질감의 재료로 토끼 두상을 만들어 점잖지 못한 욕망을 드러내거나(강상훈) 옷을 접어 토끼모양으로 만든 그림을 통해 폭력과 성을 은유하는(윤종석) 방식으로 창의적인 꾀를 보여준다. 자화상처럼 토끼를 그려낸 천성명, 이소연 등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 2월21일까지. (02)726-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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