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는 29일 계열 및 관련사를 통해 수십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이르면 다음주부터 두산그룹 총수 일가를 소환할 방침이다.
황희철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이날 “수사가 두달 넘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제 마무리해야 될 때”라고 밝혀 오너 일가의 소환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검찰은 특히 두산이 투자한 해외법인 뉴트라팍이 연구개발비 명목으로 처리한 800억여원이 비자금으로 전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자료 분석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지금까지 비자금 조성이 확인된 동현엔지니어링ㆍ넵스 외에 또 다른 두산 계열 및 관련사의 비자금 조성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따라 다음주부터 두산 관련사인 경비 용역업체 동현엔지니어링으로부터 20억원의 비자금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진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진원(두산인프라코어 상무)씨를 소환하는 등 두산 일가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황 차장은 비자금 사용처와 관련, “현금으로 처리됐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 상당 부분 수사가 진행됐다”고 밝혀 어느 정도 사용처에 대한 규명이 이뤄졌음을 내비쳤다.
한편 검찰은 두산산업개발이 공시를 통해 밝힌 지난 95~2001년의 분식회계(2,797억원) 외에 2001년 이후부터 최근까지 분식회계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분식회계를 했다고 밝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