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가슴에 묻은한국 아내 추모 광고 낸 벽안의 노신사

캐나다인 빌 스튜어트씨 추모글


한국인 아내의 죽음을 잊지 못해 기일에 맞춰 신문에 추모 광고를 낸 캐나다 노신사의 사부곡(思婦曲)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캐나다 레이크이리에 사는 빌 스튜어트(68)씨는 지난 4월 캐나다 한국일보에 한 뼘 크기의 신문 광고를 냈다. 광고 문구는 'Maria (Kim) Stewart(마리아 김 스튜어트). 마리아! 우리가 사랑한 30년 동안 당신은 내가 되었고 나는 당신이 되었소. 부디 영면하기를.' 2013년 4월 온타리오주 던빌의 헐드먼병원에서 암으로 생을 마감한 한국인 아내 김씨를 위한 추모글이다. 부모를 일찍 여읜 김씨는 1981년 캐나다로 이민을 가 샌드위치 가게에서 일하다 스튜어트씨를 만났고 이민 3년 차이던 1984년 2월 마침내 결혼에 골인했다. 편의점을 매입하고 결혼 생활도 행복했지만 2004년 7월 청천벽력처럼 김씨에게 암 진단이 내려졌다. 심각했다. 대동맥 주변에 퍼진 종양을 제거하는 대수술 끝에 김씨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지만 2012년 말 의사로부터 골수암 진단을 받는 동시에 1년 정도밖에 살 수 없다는 선고를 받았다. 농장 일이 바빠 관절염이라고 무시한 것이 병을 키운 결과가 됐다. 스튜어트씨는 "매년 한 번씩 커다란 항아리 12개를 부엌 바닥에 가득 늘어놓고 김치를 담그던 아내 마리아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술회했다. 스튜어트씨는 아내를 떠나보낸 뒤 중국계 여성을 만나 재혼했다. 그러나 지난해 아내의 기일이 다가오자 그가 생전에 읽던 한국일보에 추모 광고를 내 기억했고, 올해도 광고를 게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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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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