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로펌 제한적 국내영업 허용…법률시장 개방 '첫걸음' FTA 체결땐 美이어 유럽변호사도 함께 적용"외국로펌 이미 영업활동…실효성 없어" 지적 김홍길기자 what@sed.co.kr 김능현기자 nhkimchn@sed.co.kr 정부가 5일 중앙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외국 로펌의 국내 진출 허용을 담은 ‘외국법자문사(FLC)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국내 법률시장 개방의 첫 단추가 끼워진 셈이다. 이번 제정안은 한미 양국이 FTA를 체결하면서 합의한 법률시장 3단계 개방 합의안 중 1단계 개방을 위해 마련됐다. 3단계 합의안은 미국 변호사와 로펌은 외국법자문사법 시행과 동시에 미국법 자문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고 협정 발효 후 2년 내에 국내 로펌과의 제휴(2단계), 5년 내에는 양국 로펌 간 동업(3단계)까지 가능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미국 변호사와 로펌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고 한ㆍ유럽연합(EU) FTA가 타결되면 유럽 변호사들에게도 공통으로 적용된다. 이번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외국 변호사는 국내에서 외국 법령을 자문하는 외국법자문사로 일할 수 있고 외국 로펌이 국내에 외국법자문사무소(지사)를 개설할 수도 있게 된다. 다만 이번 제정안에는 외국 변호사의 활동 범위가 자신이 자격증을 취득한 나라의 법령에 관한 자문과 관련 조약 및 국제 중재사건의 대리 업무 등에 한정되고 국내 법률시장 편법 진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이들이 국내 변호사와 동업ㆍ제휴하거나 국내 변호사를 고용할 수는 없도록 했다. 일부에서는 외국 로펌들이 국내에서 활발하게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번 제정안이 실효성을 거두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와 업계 자료 등에 따르면 링크레이터스, 스캐든압스, 클리퍼드 찬스 등 영미계 로펌들은 이미 광범위하게 국내서 인수합병(M&A) 법률자문 등의 영업활동을 해오고 있다. 실제 지난 2007년 한해 동안 링크레이터스와 노턴로즈, 설리번&크롬웰 등 6개 주요 외국계 로펌의 국내 기업 M&A 법률자문 실적은 총 22건으로 거래 총액 규모만도 402억달러에 달한다. 평균 법률자문수수료를 거래 총액의 0.1%로 가정해도 외국계 로펌이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벌어들인 자문료 수익은 4,000만달러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로펌별로는 영국계인 링크레이터스와 노턴로즈가 각각 7건과 3건을 수임해 외국계 가운데는 M&A 자문실적 1ㆍ2위를 차지했다. 링크레이터스와 노턴로즈의 거래총액은 각각 71억달러와 112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계인 ‘폴 와이스 리프킨드 와튼 앤 개리슨’와 설리번&크롬웰도 각각 3건과 2건을 수임했다. 스캐든 압스와 글리포드 챈스는 2건의 실적을 올렸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외국 로펌의 국내 영업은 공공연한 비밀이었지만 이를 통제할 관련 법규정이 없었다”며 “그러나 “이번 제정안으로 외국 로펌의 편법활동도 어느 정도 규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정안에 포함된 규정만으로는 외국 로펌들의 영업활동 규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