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전쟁 원년 '빅4' 1분기 승패는

이른바 `은행들의 전쟁' 원년인 올해 4대 시중은행의 초반 전적표가 나왔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초반전인 만큼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지만 1.4분기 실적을 보면 `빅4'중 가장 덩치가 큰 국민은행은 자산 건전성과 수익성 향상에 최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하나, 신한은행은 외형 성장에도 힘을 기울여 총자산을 꽤 늘렸으며 2번째로 덩치가 큰 우리은행은 생산성은 좋아졌지만 중간에 껴 어정쩡한 모양새다. 다만, 외형은 국민, 자산건전성은 신한은행이 계속 우위를 보이는 등 전체 구도는 변동이 없었다. 공통점은 금리인하 경쟁 등으로 미래의 수익성 악화 조짐이 나타났지만 수수료 수입은 늘고 자산건전성 개선으로 충당금이 줄면서 순이익은 늘어났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의 한정태 애널리스트는 "누가 승자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점유율이 70%에 육박하는 4대 은행은 올해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 외형성장은 하나와 신한, 생산성 향상은 국민과 우리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은 자산이 소폭 감소했다. 이에 비해 3위인 하나은행은 예금과 대출 등을 통해 4조1천억원가량을 늘렸으며 4위인 신한은행은 약 3조7천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국민은행 통합 2기를 이끌고 있는 강정원 행장이 올해는 굳이 자산을 늘리는 식의 외형경쟁을 할 필요는 없다는 원칙을 세우고 조직 효율화에 전념하고 있는 사이 하나와 신한은행이 발 빠르게 시장을 잠식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도 1천억원정도 늘었다. 국민은행은 올해 내부 정비를 마치고 내년부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런 결과로 국민은행의 경우 생산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이 올해 1.4분기 0.77%로 작년 동기보다 0.45%포인트가 높아졌다. 작년에는 3개월간 1천원을 굴려 3원가량을 벌었다면 올해는 8원 가까이 수익을 낸 셈이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역시 작년 1.4분기 6.96%에서 15.4%로 크게 높아졌다. 우리은행도 ROA는 작년 1.4분기 1.0%에서 1.9%로 크게 높아졌다. 다만, ROE는 18.40%에서 18.23%로 약간 축소됐다. 반면 신한은행은 ROA가 1.42%에서 1.20%로 낮아졌고 ROE 역시 29.32%에서 22.87%로 축소됐다. 하나은행은 ROA가 0.72%에서 0.89%로 향상된 가운데 ROE는 16.84%에서 15.31%로 약간 낮아졌다. ◆ 건전성은 대체로 개선...미래 수익성 악화 조짐 작년에 이어 올들어서도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은 대체로 개선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등 안전한 대출에 집중하고 신용등급별 고객 관리를 강화하면서 건전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부실 여신의 기준인 고정이하 여신비율의 경우 우리은행이 작년말 2.3%에서 2.0%로 떨어졌고 하나은행은 1.44%에서 1.38%로, 신한은행은 1.39%에서 1.37%로 각각 낮아졌다. 국민은행은 2.64%에서 2.70%로 다소 악화됐지만 계절적인 요인 등에 의한 것으로 실제 신규 무수익 여신 증가액은 줄어들고 있다. 아울러 고정이하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비율인 CR(Coverage Ratio)도 우리은행이 작년말 89.3%에서 92.3%로 높아졌고 국민은행도 87.6%에서 89.6%로, 하나은행도 111.9%에서 114.3%로 각각 향상됐다. 신한은행은 100.4%에서 98.0%로 다소 낮아졌다. 그러나 미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자부문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국민은행 3.26%로 작년4.4분기보다 0.22%포인트 떨어졌고 우리 2.78%(-0.21%p), 하나 2.06%(-0.08%p), 신한 2.01%(-0.21%p) 등도 모두 악화됐다. 아울러 계절적 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연체율도 국민은행이 작년말 2.67%에서 올해 3월말 2.99%로, 우리은행은 2.19%에서 2.38%로 각각 높아진 것을 비롯해 일제히 악화돼 향후 수익성을 악화시킬 요인으로 우려되고 있다. 하나은행의 연체율은 1.32%로 작년말보다 0.12%포인트 높아졌고 신한은행은 0.04%포인트 오른 1.15%를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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