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대표 구자홍)가 고해상도의 아날로그 TV와 연결해 디지털 TV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셋톱박스를 미국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LG전자는 4일 미국 현지에서 자회사인 제니스(ZENITH)사와 공동 개발한 디지털TV 수신용 고선명(HD) 셋톱박스를 제니스 상표로 소형 승용차 가격에 맞먹는 5,999달러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전송·압축·저장 등 미국 디지털TV 18개 규격을 모두 충족하는 것으로 이미 판매중인 제니스의 고화질 프로젝터 등과 연결하면 100~200인치 대형화면으로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수 있다. LG전자는 현재로선 가정극장(홈시어터), 방송 스크린룸, 스포츠바 등 고급 상업용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영국에 유럽규격 디지털TV를 공급한데 이어 미국규격 디지털TV를 판매함에 따라 미국과 유럽 디지털TV 시장에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며 『아직 시험 방송중인 디지털TV 시장은 일반보다는 대형 가정용극장 등 고급 상업용 정도의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런 추세에 맞춰 오는 5월이후 64인치 대형 디지털TV를 내놓은 뒤 시장이 성숙단계로 접어들면 60인치이하의 보급형 디지털TV를 출시할 계획이다. 디지털TV 시장은 2002년 200만대, 2005년 700만대 규모로 급속하게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김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