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지역 대형빌딩들 2차 IMF한파금융기관 통폐합, 기업 구조조정여파로,-1층 텅텅비어있다.서울 강남지역 대로변 빌딩들이 2차 IMF한파의 몸살을 앓고있다.
강남대로와 테헤란로 주변의 빌딩들이 금융기관 통페합과 재벌그룹을 비롯한 대기업들의 구조조정 여파가 이제 나타나면서 빈사무실 급증으로 다시한번 홍역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특히 대로변에 있는 건물일수록, 또 건물의 얼굴격인 1층이 더욱 심하다.
강남 테헤란로변에 있는 20층짜리 D빌딩. 평당보증금이 1,000만원이 넘는 이 빌딩 1층 140평은 지난 1월 입주해있던 J투자신탁이 다른 건물로 이전한 이후 석달째 비어있다.
압구정동의 7층짜리 K빌딩. 이빌딩 1층 70여평은 현재 하루 35만원의 임대료에 떨이매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곳 역시 입주해있던 금융기관점포가 폐쇄되면서 몇달을 비어 놓았으나 수요자가 나타나지 않자 건물주가 빌딩의 「품위손상」을 무릅쓰고 떨이매장으로 임대를 한 것이다.
은행 등 금융기관과 대기업이 몰려있던 강남대로와 테헤란로 주변의 7층이상 빌딩은 대략 200곳. 은행등 금융기관들이 지난 2~3월부터 통페합에 따른 본격적인 점포폐쇄와 대기업들이 사무실 축소에 나서면서 공실률(빈사무실비율)이 급상승, 40%정도에 이른다.
또 건물의 얼굴이라고할수있는 1층의 경우 한 때 평당보증금 1,000만~1,500만원에도 임대수요자가 넘쳐 입주를 할려면 몇년씩 기다려야 했으나 최근들어 임대료수준이 3분1로 떨어졌지만 그나마 임대수요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통합한 한빛은행의 경우 최근 강남역과 테헤란주변의 점포 5곳을 폐쇄키로하고 각 건물주에게 계약해지 통보를 했다.
이 지역 빌딩임대전문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테헤란로변 대형 빌딩에 입주해있던 업체들은 보증금이 싼 이면도로, 이면도로 건물에 있던 업체들은 더 싼 지역을 옮겨가는 하향이전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건물주들은 은행과 기업들에 점포나 사무실유지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내는가하면 국회의원을 동원, 로비를 벌이는등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면서 보증금 반환문제도 골치덩이로 등장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폐쇄점포의 임대보증금이 한곳당 10~20억원에 달해 보증금 회수에 상당히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건물주에게 대출을 해주고 보증금을 회수하는등 다각적인 보증금 회수 방법을 연구하고 있지만 최악의 경우 빌딩을 경매에 넘길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다른 금융기관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파산절차를 밟고 있는 동화은행도 지난 1월, 해당건물주들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한 상태에서 건물주들과 보증금 반환을 협의하고 있다.
빌딩중개 전문업체인 창조와두나미스 홍영식사장은 『강남지역 빌딩업주중 상당수가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처지에 놓여있다』며 『앞으로 경매에 넘겨지는 빌딩들이 일부나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학인 기자 LEEJ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