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울산역 역세권 개발사업이 계획 대로 추진되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근 대형 공해공장 이전이 지연되는데다 개발 청사진이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16일 울산시와 울산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울주군 언양읍에 위치한 울산역 인근 88만6,373㎡ 부지에 KTX 역세권 개발사업(조감도)이 진행 중이다. 역세권 개발은 총 6,046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됐다. 1단계 사업은 2013년 12월 완공 예정으로 78만5,700㎡ 부지에 도시기반시설, 상업, 주거 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2단계 사업은 1단계 사업 완료 후 2016년까지로 10만600㎡ 부지에 도시형 첨단시설 및 복합시설이 조성된다. 이 사업은 현재 2단계 사업 부지에 위치한 KCC 언양공장 이전 협의가 재원 및 이전부지 확보 문제로 이뤄지지 않아 차질을 빚고 있다. 공장 이전에는 땅값을 포함해 2,000억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울산시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장치산업의 특성상 공장을 이전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점도 문제다. 시는 지난해 공장이전을 공식적으로 요청했지만 공사 예정인 2013년 내에 이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사업은 KCC 언양공장 부지의 매입이 늦어지면서 특혜 의혹이 일기도 했다. 울산도시공사는 이곳의 매입을 미루고 2단계 계획 부지로만 남겨뒀다. 이 과정에서 공장 부지의 땅값은 개발 기대감에 상업지역으로 간주되면서 당초 매입가보다 10배 높은 3.3㎡ 당 700만원으로 뛰었다. 역세권 개발계획 내용 면에서도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역세권 내 조성되는 전시컨벤션문화시설의 경우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부산의 벡스코와 창원컨벤션센터, 대구전시컨벤션센터 등 유사한 시설이 인근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백화점과 호텔의 경우에도 민간 사업자가 나설지 의문이다. 울산역이 위치한 곳이 도심지에서 15㎞나 떨어진 외곽인데다 관련된 관광사업 개발도 계획만 무성할 뿐 조성이 더디기 때문이다. 한 도시개발계획 전문가는 "수백억원을 투입해 울산역세권에 컨벤션시설을 짓는다고 해도 효용성이 불투명하고 울산역도 도심지가 아닌 외곽에 위치하기 때문에 대형 유통점, 호텔 등의 입점도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역세권 개발계획에는 울산만의 특화된 기능이 보이지 않아 현재로서는 역세권 개발 기대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울산역세권 개발 규모가 다른 역세권에 비해 작다라는 지적도 있다. 같은 시기에 개통한 신경주역세권의 경우 건천읍 화천리 일원의 총 194만5,000㎡ 부지에 모두 5,652억원을 들여 2015년까지 준공된다. 사업비는 울산이 더 많지만 개발 부지는 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역세권 영향이 확대되고 경제여건이 나아지면 개발 면적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