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군별 연초 대비 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두 가지 큰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첫째는 지난해 부진했던 자산군의 연초 대비 수익률이 뚜렷한 반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선진국 채권가격이 예상외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신흥국 주가 및 통화가치는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둘째는 중국 관련 자산군의 수익률이 여전히 부진하다는 점이다. 위안화 가치의 약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중화권 주가도 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올 2월 이후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주가상승세가 둔화되고 금리는 소폭 하락하며 채권가격이 안정되는 것은 실물경기보다 주가상승 속도가 빠르다는 인식과 함께 선진국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주가와 통화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더디지만 글로벌 경기의 회복세와 더불어 각국 통화정책과 선거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면 "채권보다는 주식 투자수익률이 좋을 것"이라는 필자의 기존 견해는 바뀌어야 하는가. 필자는 기존의 견해는 유지하되 단지 채권시장에서의 금리 수준과 상승 속도에 대한 전망치는 다소 낮춰야 한다고 본다. 또 주식시장에서 선진국의 투자수익률이 신흥국보다 좋을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서는 몇 가지 변수를 점검한 후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본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MSCI 선진국지수보다 신흥국 지수 상승폭이 크게 나타나면서 두 지수 간 갭(Gap) 메우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주식투자자금이 수익률 게임에 뛰어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미국·일본 주식시장은 그동안 가파른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에 의해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가운데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조기 금리인상 발언 진화에 나섰다. 일본은 4월 소비세 인상 후 추가 경기부양책을 미루고 있으며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 인하가 아닌 동결을 선택했다. 이러한 상황들로 인해 달러약세, 엔화강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국제 자금흐름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신흥국으로 몰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최대 변수는 최근 발표한 중국의 미니경기 부양책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2·4분기 이후 위안화가 강세로 전환될지 여부와 6~7월께 예상되는 일본과 유로존의 추가 양적완화 정책실시에 따른 달러강세, 엔화약세 전환 여부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정책효과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국발 우려가 글로벌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며 미국 양적완화 축소 정책에 따라 급격한 자금유출이 초래될 수 있는 지역이 결국 신흥국이라는 점에서 각국의 경제지표와 자금 유출입을 보면서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에서의 펀드플로는 순유출이 이어지는 반면 인도·인도네시아·필리핀·대만·태국·베트남·폴란드·터키·남아공 등에서는 순유입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 국가 중 주목할 곳은 경상수지가 개선(적자 축소, 흑자 증가)되는 인도·인도네시아·태국·한국·필리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