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직무정지 상태의 신상훈 사장을 대신할 직무대행 선임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는 직무대행 후보 구인난과 이사진간의 입장차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27일 신한지주는 “사장 직무대행 선임을 위해 28일 열 예정이었던 이사회를 연기하기로 했다”며 “차기 이사회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한지주에선 라응찬 회장이 직무정지 상태인 대표이사 사장 역할까지 도맡아 당분간 1인 2역을 지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이사회 연기는 직무대행 후보자들이 잇따라 중용에 대해 난색을 표명한데다가 재일교포 출신 사외이사들이 직무대행 선임에 대해 반대했기 때문이다.
외부 영입 후보군으로 꼽혔던 인물 중에선 김병주 서강대 명예교수와 류시열 법무법인 세종 고문이 직무대행직 고사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교수는 2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자신이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는 것에 대해 “날벼락 같은 이야기”라며 “누가 나를 모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신한의 사안과 관계가 없다. 앞으로도 그 같은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못 박았다. 류 고문 역시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직무대행 관련 하마평에 대해 “잘못된 이야기”라고 밝혔다.
신한지주측은 추후 이사회를 다시 소집해 직무대행 선임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신 사장의 혐의에 대한 진위 여부가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선 신한지주 안팎의 인사들 모두 직무대행으로 나서기를 꺼리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초 검찰수사 결과가 나올 전망인데 신 사장이 무혐의로 판명된다면 직무대행은 한달도 안돼 자리를 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신한지주의 직무대행 사장은 마치 부부가 별거 중인데 식모자리로 들어가는 것처럼 가시방석일텐데 누가 그 자리에 앉으려 하겠느냐”고 분석했다. 신한지주 관계자도 “사실 전임 최고경영자(CEO)나 외부의 명망 있는 분들을 모시기엔 사장 직무대행이란 자리가 옹색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한지주의 차기 이사회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