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시멘트 안쓰는 '그린 콘크리트' 개발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양근혁 목포대 건설공학부 교수<br>고로 슬래그등 산업부산물로 만든 결합재에<br>유효 미생물 섞어 친환경 건축재료 제조<br>인공경량골재 사용 단열·방음기능도 뛰어나

양근혁 목포대 건설공학부 교수가 연구실에서 연구원들과 함께 그린 콘크리트 제조방법을 의논하고 있다


온실가스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면서 건설 분야에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건축자재를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대표적인 건축재료인 콘크리트는 결합재와 물ㆍ골재로 구성되는데 필수요소인 결합재로는 보통 '포틀랜드 시멘트'가 이용된다. 석회석을 녹여 만든 시멘트는 건설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단점이 있다. 양근혁(42ㆍ사진) 목포대 건설공학부 교수는 고로슬래그ㆍ플라이애시와 같은 산업부산물에 알칼리성 무기질 재료를 합성해 무(無)시멘트 결합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또 이 무시멘트 알칼리성 결합재에다 유효미생물과 인공경량골재를 섞어 친환경ㆍ친건강적인 '그린 콘크리트'를 세계 최초로 제조해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업부산물 활용해 무시멘트 결합재 개발=양 교수가 개발한 무시멘트 결합재는 석회석 대신 고로슬래그(용광로에서 철광석으로부터 선철을 만들 때 생기는 불순물)와 플라이애시(원자력발전이나 화학발전에서 석탄연소 후에 나오는 부산물)와 같은 산업부산물을 원재료로 사용한다. 이들 원재료에다 알칼리성 무기질 재료를 합성하면 물과 반응할 때 굳어지는 결합재가 된다. 촉매인 알칼리성 무기질 재료로 무엇을 쓰고 어느 정도의 비율로 배합하는지가 핵심 기술이다. 무시멘트 알칼리활성 결합재는 무기질 재료들이 반응하면서 경화(硬化) 기능을 갖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산업부산물을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건축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양 교수는 "고로슬래그나 플라이애시가 산업부산물이어서 인체에 해로울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중금속 농출시험 결과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면서 "무시멘트 결합재의 제조비용은 기존 포틀랜드 시멘트와 비슷해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로 평가 받는 이 결합재는 지난해 3월부터 국내 건설업체 5곳에 기술이 이전돼 벽돌이나 호환블록을 만드는 데 활용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콘크리트에 친건강성 부여=무시멘트 알칼리활성 결합재와 짝을 이루는 연구가 그린 콘크리트 개발이다. 그린 콘크리트는 이름 그대로 환경과 건강을 고려한 콘크리트다. 양 교수는 무시멘트 알칼리활성 결합재에다 유효미생물과 인공경량골재를 섞어 그린 콘크리트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양 교수는 청국장에 많이 들어 있는 바실러스균을 콘크리트에 집어넣었다. 이 균은 항산화물질을 배출해 공기를 정화시키는 기능이 있다. 포름알데히드 탈취나 중금속 분해 등의 효과도 있어 새집증후군 문제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뿐 아니라 인공경량골재를 사용해 기능성도 높였다. 인공경량골재는 팽창시킨 점토 알갱이를 결합시켜 만드는데 속이 비었기 때문에 무게가 가볍다. 단열이나 방음ㆍ방습 기능도 뛰어나 건축물 냉난방에 소비되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양 교수는 "지속 가능한 건축재료는 이산화탄소 방출량이 적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며 재활용성과 내구성이 뛰어나야 하는데 그린 콘크리트는 이러한 조건을 모두 충족시킨다"면서 "벽돌 등 비구조재로 쓰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기둥이나 슬래브 등 구조재로 쓰는 데도 전혀 부족함이 없지만 앞으로 실험을 통해 이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양 교수의 연구성과는 콘크리트 재료 분야의 권위 있는 저널인 '미국콘크리트학회(ACI) 머티리얼스 저널' 등에 발표됐고 국내특허 7건과 국제특허 1건이 출원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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