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일본, 미국 등 4개국간의 연쇄 정상회담이 상반기안에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 핵 문제의 진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과거사 문제 등과 맞물려 추진되고 있는 정상들의 만남은 임기말 노무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정리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6일 청와대에 따르면 4개국 연쇄 정상 회담의 첫 무대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의 만남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담 일자는 오는 4월10일께로 예상되는데, 원자바오 총리가 노 대통령을 예방하는 식이 될 전망이다. 역시 2ㆍ13 합의에 따른 북한의 핵 폐기 이행 등이 집중 논의 대상이다. 특히 이르면 상반기안에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중국측의 이른바 ‘지렛대’ 역할이 주목된다. 원 총리는 한국 방문 이후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 총리와 만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르면 4월말이나 5월, 늦어도 상반기중에는 아베 일본 총리와 회동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당초 4월 중순쯤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져 왔지만 위안부 문제 등의 돌출 상황이 생겨 회담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회동이 성사될 경우 노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의제는 역시 당면 현안인 북핵과 과거사 문제가 될 전망이다.
6월에는 노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돼 예정된 스케줄대로 진행될 경우 6월말쯤 두 정상이 만나 이에 대한 최종 평가를 내리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이에 앞서 오는 30일로 예정돼 있는 FTA 협상의 최종 타결 시한에 맞춰 전화 통화를 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회담 일정과 별개로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해찬 전 총리의 언급대로 남ㆍ북ㆍ미ㆍ중의 4자 정상 회담이 이뤄질 개연성도 있어 올 상반기에는 동북아 평화 체제 구축 등을 위한 뜨거운 외교전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