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CEO와 차한잔] 김태오 (주)LG MRO사장

내년 3월 中법인 설립 "공격경영" 온라인 기반 현지계열사 부자재 구매대행<br>시설 유지·관리서 컨설팅·리모델링도 병행 "2007년 손익분기점 넘어 흑자달성 자신"

김태오 (주)LG MRO사장

약력
▦51년 부산 출생
▦76년 LG화학 입사
▦77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93년 LG회장실 비서팀 이사
▦97년 ㈜LG상사 뉴욕지사장 상무
▦2001년 ㈜LG상사 경영지원부문장 부사장
▦2003년 LG경영개발원 정도경영TFT 부사장
▦2004년 ㈜LG MRO 대표이사 사장


국내에는 아직 생소한 MRO(Maintenance, Repair & Operation) 사업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MRO는 구매대행 및 건물, 시설에 대한 유지ㆍ관리를 담당하는 사업으로 국내 잠재시장 규모가 무려 15조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사업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다. 물론 현재 정확한 시장 규모는 파악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미개척 분야로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국내 1위 업체인 LG MRO가 내년 1월 회사 이름까지 바꾸고 3월에는 중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LG MRO의 사령탑을 맡은 김태오(53ㆍ사진) 대표이사의 경영스타일과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그룹 주요 계열사가 밀집해 있는 중국 난징에 내년 3월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할 계획입니다. 중국에 있는 LG그룹 계열사의 소모성 및 부자재 등을 구매대행하고 건물과 시설을 유지ㆍ관리해 국내 MRO업체 중 처음으로 중국에 진출합니다.” 김 대표는 회사의 사활이 걸려 있는 사업인 중국 현지법인 설립을 말할 때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우선 중국 내 LG그룹 계열사의 구매를 대행한 뒤 중국에 진출한 국내외 기업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르면 오는 2007년 이후 손익분기점을 넘어 흑자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에서 LG전자ㆍ화학ㆍLCD 등이 100만평 이상의 부지를 확보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중국진출은 시급한 상황입니다.”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LG그룹 계열사의 안방살림을 맡아서 책임진다는 점에서 LG MRO의 중국진출은 큰 의미를 지닌다. 특히 LG그룹은 중국을 글로벌시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중점 육성하고 있다. 김 대표는 “LG그룹은 2009년께 중국에서 37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렇게 되면 국내에 거의 버금가는 시장으로 커져 중국에는 필히 진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시장 못지않게 국내시장에서 LG MRO가 차지하고 있는 역할과 가능성에도 그는 할말이 많아 보였다. LG MRO는 지난 2002년 1월 LG유통에서 분리돼 설립된 회사로 MRO사업부와 FM사업부로 이뤄졌다. MRO사업부는 기업이 조달하는 원부자재 및 사무용품ㆍ공장용품 등을 인터넷을 기반으로 구매에서부터 관리까지 대행해주는 B2B 사업이다. 반면 FM사업부(Facility Management)는 빌딩 내 통신과 유지ㆍ관리사업을 중심으로 빌딩 개발계획에서부터 진단ㆍ관리ㆍ컨설팅ㆍ모델링에 이르는 종합 빌딩 경영ㆍ관리사업이다. “기업이 구매대행 및 건물, 시설 유지ㆍ관리 부분을 전문 MRO업체에 맡길 경우 구매단가 절감, 효율성 증대 및 투명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대부분의 기업이 전통적인 구매 관행에 얽매여 있어 안타깝습니다.” 물품 구매과정에서 불법적인 방법으로 비자금을 마련하는 기업인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김 대표는 지적했다. 오너의 생각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투명하지 못하고 비효율적인 구매관행은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MRO 사업이 단순히 소모성 자재만 대행해주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데 최근 제품을 포장하는 필름ㆍ볼트ㆍ너트 등의 부자재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습니다. 대한펄프의 경우 부자재 구매대행을 위탁한 결과 경비를 20% 가량 절감했을 정도로 큰 효과를 얻었습니다.” MRO 사업이 기업의 효율성을 얼마나 높여줄 수 있는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부자재에 대한 구매대행을 정착한 뒤 적어도 5년 이내 원자재에 대한 구매대행도 실시할 것”이라며 “모든 제품에 대한 구매대행을 수행하는 전문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그의 사무실은 자정이 넘어서야 불이 꺼진다. 김 대표는 2005년을 제2의 도약의 해로 선언, 회사 이름과 조직 체계를 바꾸고 전문인력을 스카우트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국내에 구매 전문가는 거의 없으며 LG그룹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지적하고 “외부 전문인력을 적극 스카우트하는 동시에 사내 인력을 전문가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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