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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위해서는 우리가 진정으로 마음을 열고 다른 이들을 받아들이는 사려 깊은 마음가짐을 가져야만 합니다. 공감하는 능력은 진정한 대화를 가능하게 하며 진정한 대화에서는 형제애와 인간애의 경험에서 나오는 말이나 생각, 그리고 질문들이 생겨납니다. 진정한 대화는 마음과 마음이 소통하는 진정한 만남을 이끌어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 오전 충남 서산 해미성지 순교기념전시관에서 '아시아 주교들과의 만남'을 갖고 서로 소통하는 진정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성직자들이 노출되기 쉬운 다양한 방식의 세속적 유혹, 즉 상대주의와 피상성, 그리고 쉬운 해결책 뒤에 숨으려는 유혹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설을 마친 후에는 참가한 주교들과 한 사람씩 인사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한국 천주교 주교단 35명과 아시아 각국에서 온 추기경, 주교 50여명이 참석했다. 해미성지 소성당에 모인 교황과 주교들은 영어로 성무일도 낮기도를 함께 바치고 이어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의장 오스왈도 그라시아스 추기경이 아시아의 첫 방문지로 한국에 와준 교황에게 감사인사를 건넸다.
"사람들이 예수님과 예수님의 메시지를 더 많이 알고 이해하며 사랑하고 따르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며 이를 우리의 말과 삶과 일을 통해 실천할 것입니다. 아시아 교회에 축복을 주시고 교회 지도자들인 저희를 강복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아시아 주교들과의 점심식사를 마친 교황은 자리를 옮겨 아시아청년대회(AYD) 폐막미사에 참가했다. 성모승천대축일, 시복식 미사에 이어 세 번째 집전하는 미사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젊은이의 특징인 낙관주의와 선의의 에너지를, 그리스도교적인 희망과 윤리적인 덕, 자신을 희생하는 순수한 사랑으로 변화시키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마치 곤궁한 이들에게 봉사하는 것이 주님과 더 가까이 사는 데 방해가 되는 것처럼, 우리에게 도움을 간청하는 사람들을 밀쳐 내지 마십시오. 그래서는 안 됩니다. 도움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간청에 연민과 자비와 사랑으로 응답해 주시는 그리스도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미사를 위한 제단은 가로 40m, 세로 25m 크기의 2층 구조로 조성됐다. 그 위에는 150개의 좌석이 마련됐고 특히 이날 미사에 쓰인 제대(미사가 바쳐지는 식탁)는 불과 미사 한 시간 전에 완성됐다. 국내 16개 교구와 아시아 22개국 청년들이 준비한 16개의 십자가를 조립해서 만든 폭 405㎝, 길이 180㎝, 높이 95㎝ 규모다. 굳이 말하자면 6,000명 아시아 청년들이 함께 만든 제대다.
이날 행사를 위해 해미성지와 해미읍성 주변의 도로는 오전7시부터 모두 철제 펜스로 통제됐다. 행사관계 차량은 그나마 인근 고등학교로 진입할 수 있었지만 일반 참가자는 8㎞여 떨어진 충남 홍성산업단지에 주차 후 셔틀버스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