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속 패션]102 달마시안
'쿠루엘라 의상' 모피광 성격 그대로
강아지 털을 벗겨 모피코트를 만든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상상을 행동으로 옮기려는 모피광이 바로 영화 '102 달마시안'의 주인공 '쿠루엘라 드빌'이다.
102 달마시안은 2년전 상영된 101 달마시안의 후편. 얼룩무늬가 박힌 강아지들의 올망졸망한 모습외에도 아카데미상에 빛나는 안소니 파웰의 의상이 눈을 즐겁게 해주는 영화다.
이 영화의 의상이 눈길을 끄는 것은 단지 화려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의 흐름과 주인공의 심리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의상과 패션소품이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쏠쏠한 재미를 안겨준다.
우선 시종일관 주인공이 고수하고 있는 헤어스타일을 주목해 보자. 쿠루엘라의 머리는 반은 검은색, 반은 백발이다. 그녀 안에 극단적인 선과 악이 공존함을 암시하는 중요한 열쇠다. 귀고리 역시 특이하게 검은색, 흰색을 한 짝씩 착용하고 있다.
이 영화는 전편에서 강아지 유괴극을 벌이다 체포된 주인공이 재활 치료후 출감하게 되는데서 시작한다. 이때 수녀복을 연상시키는 주인공의 흰색 드레스와 커다란 모자는 개과천선한 그녀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제 버릇 개 못준다'는 속담은 여기서도 어긋남이 없다. 어처구니 없게도 빅밴 시계탑의 종소리는 그녀를 본래의 극악무도한 모피광으로 돌변시켜 놓는다.
이때부터 쿠루엘라는 그녀의 응접실에 걸려있는 엘리자베스 여왕과 경쟁 하듯 화려한 보석과 모피 옷을 뽐내며 스크린을 누빈다. 심지어 그녀는 강아지 발톱 모양의 목걸이와 귀고리로 치장하는 등 잔인한 성격을 보여준다.
그러나 쿠루엘라는 이처럼 사치스럽고 화려한 옷에도 만족할 수 없었다. 결국 얼룩무늬가 박힌 달마시안 코트를 입기 위해 온 동네 강아지들을 훔치기에 이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월트 디즈니 영화가 그렇듯이 악당 쿠루엘라는 3층 케이크로 만들어진 드레스에
갇혀 비참한 최후를 맞고 귀여운 강아지들은 모두 구출 된다. 옷에 맹목적으로 매달리다가는 옷 때문에 망한 셈이다.
이 영화의 패션을 즐기는 또하나의 방법. 패션영화월트 디즈니의 '102 달마시안' 공식 사이트(disney.go.com/disneypictures.102dalmatian)에서 쿠루엘라의 부티크를 클릭하면 화면속 모델에게 옷 입혀보기 게임을 즐기는 것은 물론 달마시안 강아지에게 자신의 패션 감각을 진단받을 수 있다.
윤혜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