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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죽죽 밀어붙이는 게 나았다

제7보(75∼85)



고수는 먼곳에서 공격한다. 공연한 백병전을 벌이다가는 의외의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먼곳에서 입지조건을 다져놓고 나서 비로소 총구를 들이댄다. 흑75가 바로 그런 전법이었다. 이 방면에 선수로 시커먼 외벽을 장만할 수 있다면 상변쪽에서 흘러나온 백을 무난하게 잡게 될 것이다. "역시 이세돌은 우리 같은 부류와는 차원이 다르군요. 저는 즉시 총구를 들이대는 연구부터 했는데…."(박정상) 박정상이 타이젬의 생중계 사이트에 올린 가상도는 흑75로 참고도1의 흑1에 붙이는 것이었다. 그것이면 백은 2에서 10까지로 응수하게 되고 흑은 11로 좌변을 삭감하는 바둑이 될 터인데 이 코스는 백도 큰 불만이 없을 것이다. 백76은 배짱이 담긴 수. 우선 실리부터 챙겨놓고 나서 상변쪽은 천천히 생각하겠다는 작전이다. 흑77은 엄포의 수순. 어디 실리를 챙기겠으면 챙겨 보라는 일종의 협박이다. 3선에 후수로 받는 것은 굴복이라고 본 저우쥔쉰은 백78, 80으로 끊어 반격에 나섰는데…. "저우쥔쉰이 이세돌의 주문에 말려든 것 같습니다. 흑은 죽죽 밀어 버릴 겁니다."(박정상) 참고도2의 흑1 이하 9로 밀어붙이고 흑11로 지키면 흑의 압승이라는 것이 박정상의 해설이었다. 그러나 이세돌은 그 길로 가지 않았다. 흑83으로 씌워 더 효과적으로 상변쪽을 확보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훨씬 아기자기하고 묘미있는 착상이긴 한데요. 그냥 무지막지하게 밀어붙이는 게 더 나았을 겁니다."(윤현석) 백이 84로 쏙 밀고올라오자 흑도 응수가 까다롭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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