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방자치 2년의 반성(사설)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지방자치제가 오는 7월1일로 출범 2주년을 맞는다. 민선 지자제는 중앙에 집중돼 있는 권력을 지방에 이양함으로써 중앙집권제가 갖는 폐해인 행정권의 남용과 횡포를 어느정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또 수도권 일극체제로부터 지방이 골고루 성장·발전할 수 있는 다극체제로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평가를 받는다. 지역주민을 위한 행정 서비스가 개선되고 지역정서에 맞는 특화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것도 지자제 2년의 성과다.지자제가 짧은 연륜에도 불구, 이처럼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은 지자제가 일단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적인 평가 못지 않게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출범 초기의 시행착오와 역기능이 너무 큰 탓이다. 우선 지적되는 것은 분에 넘친 개발의욕이다. 의욕만 앞서 국토의 균형있는 개발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란개발, 환경훼손으로 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지방자치단체의 건의를 받아들여 국립공원에도 호텔·콘도 등 숙박시설의 건립을 허용키로 했다. 지방경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는 명목이다. 세수를 위해서라면 마구잡이식 개발도 아랑곳 하지 않겠다는 신호탄이다. 지방경제가 어렵다는 것은 이해가 간다. 재정자립도를 보면 광역지자체중 서울시만 98%에 달하고 다른 시·도는 평균 67%선이다. 기초지자체는 과천시가 95%이나 시는 53%, 군은 23%에 불과하다. 지자체마다 수익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는지 모른다. 지자체 가운데는 모범을 이룬 곳도 있다. 제주도는 관광복권과 해외증권발행으로 지역개발의 밑바닥을 다지고 있다. 지난 95년 7월부터 지난해말까지 4백50억원의 복권을 발행해 6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지난 26일에는 액면가 발행에 기준금리 2.72%, 가산금리 0.18%, 10년만기 일시상환조건으로 해외증권 발행 조인식도 가졌다. 경남도는 지난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 동남아 4개국에서 7천6백만달러의 계약액을 올린데 이어 올해에는 일본과 동구권 등을 대상으로 1억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백45개 광역·기초지자체가 벌인 수익 사업은 9백78건 3천6백36억원에 달한다. 올해는 1천1백35건에 4천6백43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두가 이익이 남는 것은 아니다. 전북 군산시는 95년 총사업비 86억원으로 시영아파트 건립 사업을 벌였다. 그러나 분양률 저조로 그해 말 공사를 중단, 매월 2천만원의 이자만 물고 있다. 지자제는 출범 초기인 만큼 문제도 있다. 문제가 많다고 해서 이를 포기 할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지방이 살아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수도권 일극체제에서 다극체제로 국토의 균형있는 발전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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