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24일 대대적으로 단행한 임원인사의 키워드는 '세대 교체'와 '형제 경영'으로 요약된다. SK의 이번 인사에서는 우선 김신배 SK C&C 부회장과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박영호 SK 사장 등 그동안 SK그룹의 성장을 이끌어온 주역들을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퇴진시키고 상대적으로 젊은 인사들이 새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또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부회장단을 이끌게 돼 형제 경영체제도 본격화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세대교체로 실행력 높인다=SK는 이번 인사에서 그간 그룹의 얼굴 역할을 해온 계열사 CEO들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그룹 부회장단'을 신설했다. 그룹 부회장단은 최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박영호ㆍ김신배ㆍ정만원 부회장, 최상훈ㆍ김용흠 사장 등 총 6명으로 구성된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룹 부회장단은 최태원 회장의 경영활동을 보좌하고 지원하는 최정예 브레인집단으로 직접적인 경영활동 외에도 후계자 발굴ㆍ양성과 같은 기업 경영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고 말했다. 부회장단이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과 유사한 그룹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주요 CEO들이 그룹 부회장단으로 이동한 반면 유정준 G&G추진단 사장, 하성민 SK텔레콤 총괄사장, 서진우 SK텔레콤 사장 겸 플랫폼 사장, 박봉균 SK에너지 대표, 차화엽 SK종합화학 대표 등 상대적으로 젊은 대표주자들이 새 CEO 자리에 올랐다. SK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이 부진에 빠지고 SK차이나 출범 이후에도 중국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못하는 등 그룹 차원의 위기 상황을 이들 젊은 CEO의 실행력을 앞세워 돌파한다는 복안이다. ◇최재원 수석부회장 역할에 주목=이번 인사에서 최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최태원 회장과 함께 본격적인 형제 경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SK는 조직 개편을 통해 그룹에서 높은 역량을 보여온 CEO들을 한데 모아 부회장단을 신설하고 최 수석부회장에게 부회장단을 이끌 책임을 맡겼다. SK는 또 부회장단 산하에 신성장사업과 기술혁신을 지원할 G&G추진단과 기술혁신센터(TIC)를 편제하고 이를 사장급 조직으로 격상하는 등 최 수석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최 수석부회장은 부회장단을 이끌며 그룹 단위의 미래 성장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 수석부회장은 부회장단과 함께 그룹 단위의 성장전략을 짜고 새로운 미래 먹을거리를 찾아내는 역할을 하게 돼 종전보다 그룹 내 책임과 입지가 굉장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SK텔레콤 전략지원부문장을 거쳐 SK E&S와 SK가스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2009년부터는 SK 공동대표이사를 맡아 글로벌 경영전략을 짜는 등 핵심 역할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