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슬람권 "테러보복보다 중동분쟁 해결을"

"팔레스타인 지역에 평화가 깃 들어야 미국의 안전도 보장될 것."이는 9.11 테러 대참사의 주역으로 지목 받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이 카타르의 알 자지라 방송에 보낸 비디오 테이프에 담긴 말이다. 비록 라덴이 미국의 보복공격에 대한 이슬람권의 반미 감정을 고무시키기 위해 전략적으로 활용한 말이지만 아랍을 비롯한 이슬람권 대부분의 정서 역시 이번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포함한 중동사태의 본질을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찾고 있다. 이들은 테러 행위는 옳지 못한 것이고 테러 세력이 이슬람 주류의 의사를 반영하는 것도 아니지만 아프간에 대한 폭격은 또 다른 애꿎은 희생을 부르는 것이며, 미국은 군사행동 대신 팔레스타인 문제 등 중동지역의 불씨를 해결하는데 더욱 주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시리아는 "전세계에 테러가 면연하게 된 것은 이스라엘 때문이며 미국의 반 테러 군사행동의 성공 여부는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준수케 하는 데 달려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팔레스타인은 물론 중동의 아랍국가 대부분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테러 해결의 본질로 보는 것은 모든 중동 분쟁의 원인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관계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영국이 1, 2차 세계대전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아랍과 유대에 독립국가 건설을 동시에 약속하는 등 이중계약으로 인해 오늘의 비극이 태생 됐다는 비난은 둘째치고라도 당장 이스라엘은 지난 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점령한 요르단 강 서안, 골란 고원 등을 아직까지 반환하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은 4차례에 걸친 중동전에서 이스라엘만을 두둔하는 편향된 정책으로 일관, 아랍권의 불만을 샀다. 미국은 최근 들어 이스라엘의 행보에 자주 제동을 걸고, 시리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 이사국 진출을 묵과하는 등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이 이번 테러전을 승리로 이끌고 중동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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