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인사청탁과의 전쟁

모든 임직원에 e메일 보내… "줄대기땐 인사 불익 줄것"


신제윤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청탁이 가장 많은 곳이 우리금융"이라며 민영화와 별개로 도덕적 부분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 의지를 밝힌 데 대해 이팔성(사진) 우리금융 회장이 전격적으로 '인사청탁 및 줄대기 관행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쇄신 선언을 하고 나섰다.

이 회장은 12일 우리금융그룹 내 계열사 2만6,000여명의 임직원에게 보낸 e메일에서 "일부 임직원들이 본연의 업무는 소홀히 하면서 인사청탁과 줄대기에 여념이 없다는 소문이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며 "이는 묵묵히 성실하게 일하는 많은 임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조직의 기강과 품위를 훼손시킨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 회장은 "이러한 상황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조직의 화합을 해치는 행위를 한 임직원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인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물론 인사카드에 기록을 남겨 불이익을 받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인사제도를 뜯어고치겠다는 의사도 강하게 피력했다.

이 회장은 "그룹의 인사는 어떠한 외압과 청탁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유능한 인재가 우대 받고 중용될 수 있도록 공정하게 실시하겠다"며 "능력에 따른 공정한 인사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강력히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조직의 인사문화를 해치는 외부청탁은 우리금융의 미래성장을 망치는 행위임을 명심해달라"며 "임직원들은 대한민국 일등 금융그룹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맡은 업무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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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의 이 같은 쇄신 선언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민영화 등과 결부돼 안팎에서 적지 않은 잡음이 발생하고 금융당국의 수장이 지배구조를 포함해 금융시장 전반의 자정 노력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신 위원장 내정자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관치가 아니면 정치, 정치가 없으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의 내치"라며 금융회사들의 지배구조를 공격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전임 정부 때 임명된 공공기관장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한 직후 나온 점에 주목, 기강을 바로잡는 노력을 보여 직무를 계속 수행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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