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Editor's Letter]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엄청난 후 폭풍이 몰아칠 것 같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신정아씨 비호 의혹 사건이 남북정상회담 묻혀 잠시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으레 이런 사건이 벌어지면 시중에는 온갖 억측과 추측이 난무하면서 저녁 술자리 안주거리로 등장하게 마련입니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닌듯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적어도 3가지 만큼은 삼가 하면서 살자는 우스개 소리가 전해옵니다. 첫째는 직장생활 하면서 절대로 학력을 속이지 말자는 것입니다. 학벌 지상주의 시대, 아무리 학력이 세상을 속일지라도 자신만큼은 학력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두번째는 가급적 e메일을 사용을 자제하자는 겁니다. 중ㆍ장년층 가운데 e메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만 괜스리 민감한 내용이 담겨있는 e메일을 주고 받았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곤란해질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마지막 세번째는 50대 넘어서는 절대 ‘사랑’에 빠지지 말자는 것입니다. 50대면 경제적으로도 어느 정도 안정이 되고 사회적 지위도 일정 수준에 오르게 마련인데 한 순간 사랑에 눈멀어 이제껏 쌓았던 것들이 하루아침에 모래성 허물어지듯 무너짐을 경계하자는 뜻입니다. 지켜야 할 것이 많다면 섣부른 행동을 하기 어려운 법인데 변 전 정책실장이 무엇에 홀렸었는지 궁금합니다. 권력의 핵심에 있던 변 전 정책실장이 초췌한 모습으로 무기력하게 검찰에 불려 나오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쉰 살 넘어서 빠진 사랑의 대가가 너무 크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랑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부적절한 관계는 돈이 중간에 개입되면서 결국 화를 불러일으켰고 그 파장은 자꾸 커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변 전 정책실장이 부정한 돈에 관련됐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습니다만 변 전 정책실장은 결국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만 셈 입니다. ‘과유불급’, 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고 화를 부르게 마련입니다. 돈도 마찬가지지요, 너무 집착하다 보면 반드시 탈이 나게 마련입니다 .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 결코 신파극에 나오는 대사 한 자락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가 그 주인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족하면서 사는 삶의 지혜가 그 어느 때 보다도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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