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오는 12월 중순 발족할 예정인 채권시장안정펀드에서 건설사 관련 회사채를 상당 부분 매입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에 대해 신용 보강을 통해 등급을 높인 뒤 이를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건설업계의 보증지원 규모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의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5일 “채권시장안정펀드가 매입하는 대상 가운데 건설사 관련 회사채ㆍ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의 비중을 높이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또 신용보강을 통해 건설사 회사채의 유동화도 지원하기로 했다. 건설회사가 발행한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는 유동화전문회사에 은행이 신용 공여를 할 경우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서는 방식이다.
증권사로부터 건설사 회사채를 인수한 유동화전문회사는 유동화를 목적으로 자산담보부증권(ABS)을 발행하고 은행은 유동화회사에 크레디트라인(신용공여한도)을 제공하며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이 은행 대출에 신용보강을 해주는 구조다.
건설공사 브리지론 규모도 늘려주기로 했다. 신용보증기금은 건설공사 브리지론의 보증규모를 올해 2,000억원에서 내년 1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설공사 브리지론이란 건설사가 공사대금채권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 받는 것으로 신보가 대출액의 90%를 보증한다. 또 건설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이행보증도 올해 1,000억 원에서 1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아울러 이번 한신평의 건설사 신용등급 재조정으로 인해 대주단 가입을 통한 옥석 가리기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신용등급 재조정이 예상되는 건설사를 중심으로 대주단 가입 신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퇴출 기업은 대주단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