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토공, 제조업 토지 3조 규모 순차적으로 사들일듯

■ 토공, 제조업 토지 매입 검토<br>실물경제 악화 대비 '피해 확산' 예방 조치<br>상황따라 규모·범위 더 늘어날 가능성도


한국토지공사는 지난 1975년 이래 총 6차례에 걸쳐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기업의 구조조정용 부동산을 대량 매입해왔다. 6차례 중 2차례는 주택시장 안정 및 건설산업 지원을 목적으로 주택건설업체의 토지만 사들였지만 4차례는 일반 기업의 비업무용 토지나 기업보유 부동산을 매입해왔다. 특히 외환위기 당시에는 1998년 5월부터 1999년 3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2,371필지, 2조6,101억원가량의 토지를 사들이기도 했다. 토공이 주택건설업체뿐 아니라 일반 기업들에 대해서도 매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실물경제 악화에 대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도 ‘10ㆍ21 대책’ 발표 당시 ‘투기를 방조한다’는 비판을 우려해 제조업체의 비업무용 토지를 매입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경제 사정이 급격히 악화된다면 외환위기 때의 경험을 되살려 토공으로 하여금 기업들의 토지 및 공장부지를 매입하도록 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2000년 11월께 현대건설이 부도 위기에 몰리자 토공은 국민경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현대 서산농장 매각을 수탁해 성공적으로 처리한 바 있다. 토공의 기업토지 매입 구조는 외환위기 때와 유사하다. 기업이 은행에 담보로 잡힌 부동산을 토공에 매각하게 되면 토공은 매각 대금을 전액 토지개발채권으로 지급하고 이 자금은 관련 금융기관으로 직접 들어가게 된다. 토공은 우선적으로 자금사정이 어려운 주택건설업체의 보유 부동산을 매입하고 시장여건에 따라 매입 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토공의 한 관계자는 “총 3조원 규모의 기업 토지를 순차적으로 매입할 예정”이라며 “경제 사정에 따라서는 재무 상태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매입 범위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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