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가 '그랜드슬램 한풀이'를 위한 발판을 놓았다. 개인 통산 16년째 출전한 나비스코 챔피언십 첫날 공동 2위에 오르며 기대를 부풀린 것.
박세리는 4일(이하 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파72·6,738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았다. 5언더파 67타를 적어낸 그는 재미교포 미셸 위(25)와 함께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단독 선두 펑산산(중국·6언더파)과는 1타 차.
'여자 마스터스'라 불리는 나비스코 챔피언십은 LPGA 투어 선수라면 누구나 우승하고 싶어 하는 대회지만 박세리의 집념은 남다르다. 이룰 것은 다 이뤄본 박세리는 그랜드슬램으로 화룡점정을 원하고 있다. 몇 해 전에는 미션힐스CC 인근에 숫제 집을 마련해 대회 기간 컨디션을 조절한다.
이날 10번홀에서 출발한 박세리는 페어웨이를 잘 지켜 18개 홀 중 15차례나 그린을 적중시켰다. 전반에 3개의 버디를 잡은 그는 후반 들어 2번(파5)과 4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보태 선두 자리를 넘봤다. 8번홀(파3)에서 유일한 보기를 기록했지만 마지막 9번홀(파5)을 버디로 만회하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박세리는 "이곳에 오면 우승 욕심이 생겼는데 2~3년 전부터는 최대한 즐기면서 플레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가족들이 모두 와 있다. 남은 경기에서도 여유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메이저 통산 5승을 거둔 박세리는 이 대회나 지난해 5대 메이저로 승격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타이틀 방어에 나선 세계랭킹 1위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버디 1개와 보기 3개로 2오버파 74타를 쳐 공동 46위로 첫날을 마쳤다. 드라이버 샷 정확도가 57%, 아이언 샷의 그린 적중률이 61%에 그치면서 버디 기회를 자주 만들지 못했다.
양희영이 4언더파로 공동 4위에 올랐고 올해 일본 투어로 옮긴 신지애는 3언더파 공동 6위를 마크했다. 유소연과 강혜지, 최운정이 2언더파 공동 9위, 최나연이 이븐파 공동 21위로 뒤를 이었다. 세계 2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허리 부상으로 불참한 가운데 3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1오버파 공동 29위로 첫날을 마쳤다.